[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가장 반가워할 득점의 주인공. 바로 진성욱(31)이다.

제주 공격수 진성욱은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19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진성욱은 후반 14분 교체로 들어가 대전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19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빼앗은 뒤 폭발적인 스피드로 아크서클까지 진입했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경기를 끝내는 결정적 득점이었다.

진성욱이 1부 리그에서 득점한 것은 지난 2022년9월13일 대구FC전 이후 545일 만의 일이다. 지난해에는 전반기에 침묵했고, 후반기에는 2부 리그인 성남FC에 임대를 다녀왔다.

연령대 대표팀을 거칠 만큼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였다. 2020년 제주가 2부에 있던 시절 후반기 복귀해 8골5도움을 폭발시키며 승격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 등 여러 요인으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해 아쉬움을 샀다.

진성욱은 제주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의 조련 아래 재기를 준비했다. 김 감독은 183㎝의 장신에 탄탄한 피지컬, 스피드까지 갖춘 진성욱을 살리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지시했다. 진성욱도 체중을 4㎏이나 감량하며 절치부심 새 시즌을 준비한 끝에 골까지 터뜨렸다.

김 감독은 “고무적이다. 부침이 있는 선수였는데 살아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가진 게 많다.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본인도 열심히 했다. 앞으로도 기대하려고 한다”며 진성욱을 칭찬했다.

진성욱도 “이 시간을 너무 기다렸다. 오랜만에 홈에서 골을 넣어 행복하다”며 “동계 훈련이 힘들었지만 좋아질 수 있다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몸이 좋아져 도움이 됐다”라고 웃었다.

1993년생으로 30대 초반에 접어든 진성욱의 시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직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도 좋다. 그래도 후배가 많아졌다.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가 된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