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국내 반려동물 가구가 지속 증가하면서 ‘펫펨족’(Pet+Family) 1500만 시대에 접어들었다. 과거와 달리 반려견, 반려묘를 가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단순 장난감, 의류를 넘어 이제 ‘펫보험’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파는 농협·롯데·메리츠·삼성·캐롯·한화·현대·ACE·DB·KB(가나다 ABC순) 등 10개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 계약 건수 합계는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증가했다.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도 5만8456건으로 전년(3만5140건)에 비해 66.4% 치솟았다.

펫보험은 반려동물 병원 진료비, 피해배상액, 장례비용 등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으로, 현재 국내에서 11곳의 손보사가 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펫보험은 국내 손보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다만 반려동물 개체수가 799만 마리로 추정되는 것에 비해, 펫보험 가입률은 1.4%에 그치고 있다. 아직 펫보험은 대중적 인식이 부족하고, 대게 보험보다는 적금으로 반려동물 건강에 대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2분기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펫보험 시장 확대 전망이 증폭되는 상황. 일각에서는 이번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로 펫보험 시장 지속성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관측한다.

◇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잘 돼야 할텐데

국내 펫보험 시장 판세가 점치기 어려운 안갯속이다. 펫보험을 파는 보험사는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반려동물 가구 대부분은 펫보험에 가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는 오는 4월을 목표로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페이와 토스 등도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플랫폼 보험상품비교·추천 서비스는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한 11개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의 온라인 보험상품을 쉽게 비교하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런 보험상품비교·추천 서비스로 펫보험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애초 자동차보험으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경험한 고객들이 적지 않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이를 사용하고 가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위는 지난 1월부터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토스 등 주요 플랫폼들이 비교·추천 보험사로부터 보험료의 3%를 수수료로 받아, 이 부분이 고객 보험료로 전가됐다.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서 제시되는 보험료가 개별 보험사에서 안내하는 보험료보다 비싼 결과를 낳은 이유다.

이에 따라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통한 보험 갱신 건수가 출시 이후 설 연휴 전까지 3주간 금융당국 집계 기준 3000여건에 그쳤다. 매년 자동차보험을 갱신하는 가입자가 2500만명, 주당 평균 48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극도로 저조한 수치다.

이처럼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보험사들이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플랫폼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높아진다면 가입률을 끌어올릴 수 없는 것은 물론 현재보다 펫보험 시장 성장 가능성도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 펫보험 가입률, ‘1%’ 벗어나나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은 2020년 기준으로는 0.4%에 불과했고, 2021년 기준으로는 0.7%, 2022년에는 0.9% 수준이었다.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2만 가구로 전체의 25.4%에 달한다.

실제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영국(25.0%)이나 일본(12.5%)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 15만원 중 병원비가 40%를 차지(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기준)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양육자의 약 83%(한국소비자연맹 조사결과)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손보업계 또한 동물진료 표준 진료코드가 없고, 동물진료기록부 발급이 의무화되지 않는 등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고 진료비 관련 통계와 데이터 부족으로 보험료 산정 및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상품 개발 등 펫보험 시장 확대에 부담으로 꼽고 있다.

이에 이번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펫보험 지속 가능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가입자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이대로 펫보험 가입률이 1%에 그친다면, 펫보험 시장 지속성은 악화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병원이나 펫샵 등에서 반려동물보험 가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단기(1년 이하)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장기(3∼5년) 보험상품까지 가입이 가능하게 관련 규정을 개정,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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