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황혜정 기자] “침체돼 있는 타자들의 감각이 곧 올라올 것이다.”

타율 0.154(1일 현재). KIA 김도영(21)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KIA 이범호 감독은 ‘믿음’을 강조했다.

김도영은 KIA가 치른 6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번타자로 나서 주자 있는 상황을 12번 마주했는데, 단 2안타(타율 0.167)에 그쳤다. 삼진도 무려 10차례나 당했다. 지난시즌 84경기에서 삼진 62개를 기록했는데, 올시즌엔 6경기에서 10개나 얻었다. 번번이 찬스에서 기회를 날리고 있지만, 사령탑은 김도영을 한 번도 빼지 않았다. 교체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도록 했다.

오히려 의기소침해 있을 선수 기살리기에 나섰다. 이 감독은 “그 나이에 김도영만큼 잘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김)도영이도 잘 성장해 KIA에서도 메이저리그(ML)에 갈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 도영이는 현재 타율이 나빠도 크게 걱정 없다”라고 했다.

KIA 홍세완 타격코치 역시 “(김)도영이 안타만 안 나왔을 뿐, 잘 맞은 타구가 많다. 본인이 욕심이 많아 조급한 것 같다. 코치진은 김도영의 현 타격감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곧 안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 과정에 왼엄지 인대 파열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비시즌은 물론 호주 캔버라에서 치른 1차 스프링캠프 때까지 스윙훈련을 못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캠프에서 타격훈련을 시작해 3월 시범경기 때부터 실전 배팅을 했으니, 부진할 수밖에 없다. 3개월가량 배트를 놓았다가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게 실전이니, 감을 찾는 게 이상하다. 감독, 코치 모두 “괜찮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그래서 이 감독은 부진한 선수들의 타격감이 올라올 때까지 “서너 경기만 버티면 된다”고 했다. 그 안에는 다시 타격 사이클이 올라올 거라는 계산이다. 현재 KIA는 ‘주포’ 나성범과 1루수 황대인이 부상으로 빠졌다. 두 사람의 자리는 이우성과 서건창으로 어느정도 메우고 있다. 이우성은 타율 0.409, 서건창은 지난달 31일 3안타를 폭발하며 타율 0.375다.

외야수 최원준도 시범경기부터 개막 첫 두 번째 경기까지 부진하다가, 세 번째 경기(지난달 29일 두산전)부터 2루타 2개를 때려내며 살아났다. 타율을 0.250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이 감독은 경기 후 “최원준을 믿고 기회를 줬는데 좋은 활약을 해줬다”며 미소지었다.

KIA는 김도영이 살아날 때까지 “잘 맞는 타자들 위주로 잘 버티겠다”라는 전략을 세웠다. 선수 역시도 “전날(1일) 쉬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안타만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야수 한 명씩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김도영만 살아나면 KIA 타선은 더 활활 타오른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