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FC서울판 ‘기동타격대’가 마침내 깨어났다. 13년 만에 K리그 경기에서 ‘전반 4골’을 터뜨린 서울이 김천 상무를 완파하고 안방에서 2연승을 달렸다.
김기동이 이끄는 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김천과 홈경기에서 5-1 대승했다. 홈 2연승을 달린 서울은 2승2무1패(승점 8)를 기록, 울산HD(승점 8)에 다득점에 뒤진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3경기 만에 패배를 당한 김천은 승점 9로 제자리걸음, 2위에 매겨졌다.
서울은 전반에만 4골을 터뜨렸다. 일류첸코가 2골2도움을 기록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서울이 K리그 경기에서 전반에만 4골을 넣은 건 무려 13년 만이다. 지난 2011년 7월23일 홈에서 열린 광주FC와 그해 19라운드 경기에서 4-1 대승했는데 전반에만 4골을 넣었다. 데얀의 멀티골에 이어 최종환, 몰리나가 골맛을 봤다.
사흘 전 강원FC 원정(1-1 무)에서 졸전을 펼친 서울은 주춤하던 화력이 이날 제대로 터졌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개막 라운드) 광주전부터 상대에 맞게 변화를 줬다. 그런데 기존 내 틀을 선수에게 다 인지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변화를 준 것 같더라”며 “(강원전 직후) 선수에게 혼란스럽게 한 것 같다고 먼저 사과했다”고 말했다.
보란 듯이 서울은 김 감독이 바라는 빠른 전방 압박과 뒷공간 침투로 다득점 승리를 거뒀다. 제시 린가드가 2경기 연속 무릎 부상 여파로 빠진 가운데 거둔 대승이어서 의미가 있다.
서울은 전반 15분 기성용의 왼쪽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뒤따르던 조영욱에게 내줬다. 조영욱이 오른발 슛으로 김천 골문을 갈랐다.
서울은 전반 33분 팔로세비치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따낸 뒤 골문 오른쪽 뒷공간으로 침투한 임상협에게 연결했다. 그가 다시 골문 앞으로 낮게 깔아찼고, 일류첸코가 왼발로 밀어넣었다.
기세를 올린 서울은 5분 뒤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김천 수비가 흘렸다. 이때 기성용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왼발로 정교하게 깔아 찼다. 일류첸코가 달려들며 오른발을 갖다 대 골문을 갈랐다.
서울의 공세는 지속했다. 전반 추가 시간 기어코 네 번째 골까지 성공했다. 압박으로 공을 따낸 류재문의 패스를 받은 일류첸코가 페널티박스 왼쪽 임상협에게 연결했다. 그는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로 낮게 깔아찼다. 일류첸코가 수비를 끌고다니며 발을 뻗었는데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일류첸코이 발이 닿지 않아 임상협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김천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수비진의 김태현과 김재우, 골키퍼 강현무를 뺐다. 박민규와 강현묵, 김준홍을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김진규의 위협적인 중거리 슛 등을 앞세워 반격했다. 후반 7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김민준이 중원에서 공을 따낸 뒤 전진 드리블,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서울 골문을 갈랐다.
서울도 후반 시작과 함께 임상협 대신 윌리안을 투입, 지속해서 득점을 노렸는데 김천 기세에 잠시 주춤했다. 김천은 후반 15분 김민준이 강현묵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다시 한 번 왼발 슛을 때렸으나 빗맞으며 골문을 벗어났다.
서울 김 감독은 류재문을 빼고 김경민을 투입했다. 또 후반 32분엔 일류첸코 대신 박동진을 내보냈다. 용병술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2분 뒤 서울은 김천 박승욱의 패스 실수 때 팔로세비치가 공을 따내 전진, 오른쪽으로 달려든 박동진에게 연결했다. 그가 찬 오른발 슛은 김천 골문 왼쪽을 갈랐다.
김천은 다섯 번째 실점 이후에도 만회골 사냥에 애썼다. 그러나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서울이 평일임에도 상암벌을 찾은 1만3040명의 관중 앞에서 화력쇼를 펼치며 귀중한 승점 3을 얻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