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언젠가는 찾아올 수술이라 하지만 그 빈도가 너무 잦다. 지난해 총 7명의 메이저리그(ML) 투수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는데 올해는 벌써 2명이 추가됐다. 클리블랜드 에이스 셰인 비버와 뉴욕 양키스 중간 투수 요나난 로아이시가가 이미 수술을 발표했다. 더불어 애틀랜타 에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도 검진 결과 팔꿈치 이상이 발견됐다.

지난해 수술대에 올랐고 현재 재활 중인 투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클레이턴 커쇼, 맥스 슈어저, 워커 뷸러, 셰인 맥클라한 등 정상급 투수들이 로스터에서 제외된 채 재활 과정에 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 또한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올해는 타자만 전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두가 원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됐다. 메이저리그(ML) 선수노조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피치 클락을 원인으로 꼽았다.

토니 클락 노조 위원장은 지난 7일(한국시간) 성명서를 통해 ‘선수들의 만장일치 반대에도 불구하고 ML 사무국은 피치 클락 시간을 지난해보다 더 줄였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건강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며 ”선수는 소중한 자산이다.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채 중대한 변화를 단행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전례 없는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ML는 지난해부터 유무자시 20초·무주자시 15초 피치 클락을 시행했다. 올해는 유무자시 18초로 지난해보다 3초 시간을 줄였다. 투수의 느린 투구 템포로 경기 시간이 길어진다고 판단했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경기 시간이 평균 2시간 42분으로 전년 대비 24분이 줄었다. 경기 시간이 3시간을 넘고 공이 움직이는 시간보다 멈춰있는 시간이 긴 야구의 호흡을 빠르게 바꿨다. 사무국은 물론 팬도 이러한 변화를 두 팔 벌려 반겼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투수가 특히 그렇다. 피치 클락으로 인해 투구 템포가 달라지고, 달라진 투구 템포가 부상을 유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락 노조 위원장의 주장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ML 사무국은 노조 성명에 곧바로 반박했다. 사무국은 ‘ 우리는 이와 관련해 포괄적인 연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피치 클락이 부상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에서도 피치 클락이 투수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 투구 템포가 빠른 투수가 느린 투수보다 부상을 잘 당한다는 증거 또한 없다’고 전했다.

피치 클락 2년차 시즌. 연구의 깊이를 더하기에는 표본이 부족하다. 그래서 피치 클락을 투수 부상의 원인으로 꼽기에는 무리가 따를지도 모른다. 더불어 부쩍 증가한 투수의 구속과 공의 회전수가 부상의 원인이라는 시선도 많다. 스위퍼처럼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구종이 유행하는 것도 부상 위험도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즉 당장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투수 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며 이는 선발 투수 퍼포먼스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구수 100개 이하 교체가 규정처럼 자리 잡았다. 그 결과 노히터와 완봉은 물론 완투 자체가 극히 드물어졌다. 지난해 ML에서 완투 달성한 투수는 12명. 10년 전인 2013년에는 47명, 5년 전인 2018년에는 23명이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