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당당히 ‘리빌딩은 끝났다’고 외쳤다. 결과는 최하위권이다. 그리고 2년 연속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한화의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

한화는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의 동반 사퇴 소식을 전했다. 최 감독이 23일 홈 LG전 패배 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26일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박찬혁 대표도 같이 책임을 진다.

지난해 5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떠났다. 최원호 감독이 5월12일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381일이 흘러 최원호 감독도 떠났다. 2년 연속 현장 리더십 교체다.

결국 성적이 문제다. 시즌 전 기대에 부풀었다. 프리에이전트(FA)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원에 잡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도 8년 총액 170억원에 잡았다. 시즌 출정식에서 공개적으로 ‘윈나우’를 선언했다. 당연한 흐름이었다.

개막 후 첫 8경기에서 7승1패했다. 1위를 질주했다. 한껏 기세가 올랐다. 문제는 이후다. 급전직하 그 자체다. 4월 6승17패, 5월 8승1무11패다. 24일에는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최근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는 했다. 그러나 최원호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미 4월부터 마음을 정했고, 23일 의사를 밝혔다. 구단도 결국 수용했다. 이로써 최원호 감독은 정식 사령탑 부임 후 164경기에서 68승6무90패, 승률 0.430의 성적표를 받고 물러났다.

다시 격랑에 휩쓸렸다. 2년 연속 시즌 중 감독 교체다. 관건은 수습이다. 일단 감독대행 체제를 택했다. 정경배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는다.

다음 감독을 뽑아야 한다. 마냥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 전이면 모를까,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기에 더 어렵다. 그렇다고 아무나 데려올 수 없다. 손혁 단장은 “상황이 이렇게 되어 죄송하다. 신중하되, 신속하게 뽑겠다. 이제 시작 단계다. 일단 수습이 먼저”라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 사퇴가 어제(26일) 결정 났다. 지금 당장 ‘후보군’을 말하기는 어렵다. 상황을 빠르게 수습하고, 구단이 원하는 결과도 낼 수 있는 사령탑을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원론적이다.

어떤 팀도 주축 선수의 부상과 부진을 당해내지 못한다. 한화 역시 올시즌 구상이 완전히 깨졌다. 그러나 다시 리빌딩을 말할 수는 없다. 들인 돈과 노력이 상당하다. 채은성-안치홍-류현진으로 총액 332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답은 하나다. ‘수습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사령탑이 필요하다. 올시즌 불같은 기세로 팀을 5강까지 이끌고, 2025년부터 정상을 노릴 수 있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화에 거대한 미션이 떨어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