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마약 탄 드라마”, “선재를 알기 전으로 회귀하고 싶다.” (유튜브 댓글)

시청률은 불과 4%대. 그렇지만 화제성은 시청률 40% 드라마 못지않다. 유튜브에 예고영상이 올라오자마자 6시간만에 40만뷰를 넘어섰고 주연배우는 스타덤에 올랐다. 주연배우들이 참석하는 영화관 단체 관람 티켓을 구하려다 서버가 폭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화제의 드라마 tvN ‘선재업고 튀어’ 얘기다.

종영까지 단 1회만 남은 ‘선재업고 튀어’의 최고 시청률은 9회, 10회, 14회가 기록한 4.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다. 하지만 드라마 화제성을 조사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플랫폼 펀덱스(FUNdex)에서 3주 연속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최종회가 방송하는 28일에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단체관람 이벤트를 개최한다. 신드롬급 인기에 힘입어 일부 ‘선재 업고 튀어’ 시청자들은 tvN에 “포상휴가 보내줘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순정만화 연상케 하는 스토리, ‘만찢남’ 변우석+‘문짝남’ 조련사 김혜윤의 달달 케미

드라마의 인기비결에는 두 남녀 주인공의 케미, 그리고 순정만화같은 스토리가 있었다. 주인공 임솔(김혜윤 분)과 류선재(변우석 분)의 달달한 연기호흡과 서사는 ‘선친자(선재에 미친 자)’들을 대거 양성했다.

불의의 사고를 겪으며 삶의 의지를 잃었던 임솔은 밴드 이클립스 보컬 류선재 덕분에 삶의 희망을 찾는다. 그런 류선재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임솔은 2008년으로 타임슬립해 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알고보니 선재도 사고를 당하는 임솔을 구원했다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애틋한 서사를 그린 두 주인공 김혜윤, 변우석은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청춘물의 정석을 보였다.

드라마는 기존의 1980, 90년대를 다룬 tvN ‘응답하라’ 시리즈와 달리 2000년대 중후반을 재현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당시 유행한 가수 윤하의 ‘우산’, 김형중의 ‘그랬나봐’ 등이 OST로 사용되고 슬라이드폰, 폴더폰, 시계 등의 소품으로 30대 이상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들었다.

주연 배우들은 전성기를 맞았다. 2010년 모델로 데뷔한 변우석은 선재 역을 통해 오랜 무명을 벗고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189㎝의 훤칠한 키와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모로 2040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6월 대만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아시아 팬미팅 투어도 나선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K액터 중 해외 에이전시에서 가장 러브콜을 많이 받는 배우라는 전언이다.

김혜윤은 ‘문짝남’(문을 꽉 채울 정도로 키가 큰 남자배우를 일컫는 신조어) 배우 조련사로 자리매김했다. 작은 체구지만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과 발성으로 상대를 부르는 김혜윤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변우석을 글로벌 스타로 거듭나게 한 1등 공신이다. 아티스트컴퍼니로 이적 뒤 방치논란에 휩싸인 것은 그의 인기가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열기에 힘입어 최종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 14회에서 임솔은 류선재와 다시는 엮이지 않기로 다짐하며 모든 접점을 없앴다. 때문에 타임캡슐, 태엽시계, 즉석사진은 물론 이클립스의 히트곡 ‘소나기’ 악보까지 사라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운명처럼 이어졌고 15회에서는 관람차 안에서 쓰러진 임솔을 류선재가 간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을 바라는 ‘선친자’들의 이목이 16회에 쏠려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