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KBO리그에 ‘부상 관리’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시즌도 중반에 돌입한 상황. 이제는 다치면 감당이 안 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다. ‘자나 깨나’ 부상 조심이다.

지난 3월23일 2024시즌이 개막한 후 두 달 넘게 지났다. 어느새 5월말이다. 28일 경기까지 팀별로 35~39% 정도 시즌을 소화한다. 어느 때보다 순위표가 ‘촘촘’하다. 이제는 진짜 순위 싸움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온전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최선이다. 모든 팀이 이를 목표로 둔다. 선수들도 “다치지 않고 시즌을 완주해야 한다. 그게 목표다”고 입을 모은다.

모든 팀이 정규시즌을 보내면서 어느 정도 옥석을 가렸다. 자연히 주전도 다 정했다. 백업 경쟁이 치열해야 할 시기다. 그러면서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시즌을 끝까지 치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러나 어느 팀이나 부상은 나온다. 꽤 여러 팀이 애를 먹는다. 2024시즌이라고 다를 리 없다. 개막 전이나 시즌 초반이라면 감당이 된다. 지금은 초반이 아니다.

롯데의 경우 5월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그런데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가 갑자기 빠졌다. 26일 홈 삼성전에서 2회초 투구 도중 내전근 부상이 닥쳤다. 27일 병원 검진 결과 미세손상 진단이 나왔다. 2~3주 자리를 비운다.

팀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가 이탈한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에 더 아쉽다. 롯데 관계자는 검진을 앞두고 “큰 부상이 아니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최악의 부상은 아니지만, 2~3주 공백을 쉽게 볼 수 없다.

삼성도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빠졌다. 지난해 받은 어깨 수술로 올시즌 출발이 살짝 늦었다. 타율 0.302, 4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7로 페이스가 좋았는데 왼쪽 햄스트링 때문에 말소됐다. 관리 차원이기는 하다. 언제 다시 다칠지 모르니 걱정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발생한 부상은 어쩔 수 없다. 최대한 빨리 회복해 복귀하기를 바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더 이상 부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챙기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시기’의 문제다. 지난해 KT는 5월까지 최하위에 머물다 6월부터 대반격을 시작했다. 정규시즌 2위로 마쳤다. 초반 줄부상에 시달렸지만, 돌아올 선수들이 돌아오니 힘이 생겼다. 만약 6월에 줄부상이 발생했다면 회복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아직 5월인데도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한다. 6월이 되면 더 더워진다. 7~8월은 말할 것도 없다. 기온과 체력 소모는 반비례다. 더워질수록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심지어 올시즌은 6월까지는 금요일과 토요일 경기 취소시 다음날 더블헤더를 치른다.

최근 부진한 선수들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밸런스가 맞지 않고,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안 쓰던 힘을 더 쓰게 된다. 그러면 몸에 무리가 간다. 자연히 부상 위험도 또한 높아진다. 억지로 힘을 가한다고 더 잘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사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다.

10개 구단 지도자와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끊임없이 선수의 몸 상태를 점검한다. ‘멀쩡’해도 보고 또 봐야 한다. 선수 또한 어느 정도 예민할 필요는 있다. 사람이 기계가 아니기에 쉴 때는 쉬어야 한다. 참고 뛰는 ‘투혼’도 좋지만, 부상을 키울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