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황혜정 기자] “(최)형우는~ (이)창진이는~ (이)우성이는~ 소크라테스는~ (양)현종이는~”

장장 17분 동안 선수 칭찬 릴레이에 열을 올렸다. 통상 10분 내외에 그치는 감독 브리핑인데 KIA 이범호 감독은 17분 중 대부분 시간을 선수들을 치켜 세우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KIA 타선은 최근 5경기 타율 1위(0.348), 출루율 1위(0.439), 장타율 1위(0.522)를 달리고 있다. 특히 외야수 최형우(41), 이우성(29)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형우는 지난 12일 문학 SSG전에서 3점홈런 포함 3안타를 때려내 6타점을 쓸어담으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이날 최형우는 5회초 2사 만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통산 4078루타를 기록, 이승엽 두산 감독을 넘어 최다 루타 단독 1위에 등극했다.

최형우가 최다 루타 신기록을 세우자 경기 도중 잠시 축하자리가 열렸다. 이 감독은 최형우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넸다.

13일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SSG전과 원정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따지면 (최형우가 늦게 1군 무대에서 꽃핀) 26살부터 세운 기록이지 않나. 엄청난 기록이다. 꽃다발을 줄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12일 오랜만에 선발출장해 2타수 4볼넷 1타점 3득점을 기록한 외야수 이창진(33)의 활약도 극찬했다. 특히 볼넷을 4개나 얻어내며 뛰어난 선구안을 증명했다.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 감독은 “(이)창진이는 워낙 공을 잘 보는 선수인데, 볼넷으로 출루했을 때 본인이 환호하는 느낌의 표정을 짓더라. 자기만의 자동-볼 판정 시스템(ABS)존이 있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7회 7득점이라는 대량득점을 하는 상황에서) 소크라테스도 볼넷으로 나가며 출루했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우리팀 선수단이 ‘이 경기를 잡아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상당히 잘 하고 있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7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하다 2루로 몸을 날려 슬라이딩 한 이우성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어제 거기서 아웃됐으면 (7점이라는) 점수를 못냈다. 지난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뽑아내며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나무랄데가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우성은 매 순간 경기에 나가려는 좋은 마음가짐도 갖고 있어서 팀에서는 너무나 감사해야할 선수”라고 했다.

5실점했지만, 경기 중 팀의 사기를 북돋는 액션을 크게 취한 선발투수 양현종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이 감독은 “12일 경기는 선참들의 생각이 팀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양)현종이도, (최)형우도 표현을 크게 하는 선수가 아닌데 ‘지금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마음이 든 것 같다. 경기를 13-7로 이긴 것보다 선수들이 경기를 집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본 게 더 보기 좋았다”며 흐뭇해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상당히 좋다. 감독으로선 너무나도 감사한 순간들”이라며 리그 1위를 탈환하며 시즌 내내 줄곤 상위권 성적을 보인 공을 선수에게 돌렸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