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경륜 왕중왕전 결승 경주에서 임채빈과 정종진의 양강 구도라면 임채빈이 설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전원규의 동서울팀이 복수로 출전하는 경주라면 의외의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다. 모든 선수가 총력전을 다하는 만큼 더욱 흥미진진한 경주가 펼쳐질 것이다.”(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

[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올해 상반기 경륜 최강자를 가린다.

‘2024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광명스피돔에서 열린다. 올해 2월과 4월에 열린 대상 경주(스포츠서울배, 스포츠조선배)에 이어 이번에 열리는 경륜 왕중왕전은 상반기 경주 중 가장 권위 있는 경주다.

지난 1회차부터 22회차까지 득점 순위를 합산해 각 등급 최상위 선수들만이 출전 자격을 얻게 된다. 또 일반 경주의 대진 방식과는 달리 28일 첫날 예선전을 시작으로 29일 준결승, 30일 대망의 결승 경주가 등급별로 열리는 대진 방식이 적용된다.

특선급 선수들만 출전하는 연말 그랑프리 경주와는 달리 첫날부터 적은 경주에 강자들이 출전한다. 그렇다 보니 선수들에게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을 만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고, 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채빈과 정종진의 일인자 다툼이 눈길을 끈다. 압도적인 경주 장악 능력과 지칠 줄 모르는 뒷심이 전매특허인 임채빈(25기, SS, 수성)은 지난해 60경주에 출전하여 60전승과 더불어 연말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9년 경륜 선수 입문 후 패배는 지금까지 총 5회가 전부인데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두 번이나 기록했다.

실제로 직전 대상 경주(스포츠조선배)에서는 정종진(20기, SS, 김포)이 처음으로 임채빈을 추입하는데 성공했다. 확실한 건 임채빈의 위상이 지난해와 같지 않다. 이에 반해 정종진은 제2의 전성기로 봐도 과언이 아닐 만큼 최근 기량이 뛰어난 상태다. 정종진의 경기 운영은 두말할 나위 없이 뛰어나고, 막판 결정력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언뜻 보면 경륜 왕중왕전이 임채빈의 독주, 또는 임채빈과 정종진의 양강구도 같아 보이지만, 현재 순위 3위인 전원규(23기 SS, 동서울)는 두 선수와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 경주 전개가 전원규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면, 언제든지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강력한 도전 세력이다. 전원규는 정종진에게 올해 상대 전적에서 앞서있고, 지난 3월에는 임채빈을 자력으로 이겨내며 임채빈의 연승을 끊어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전원규의 또 하나 다른 무기는 소속이 동서울팀이라는 점이다. 30일 열리는 대망의 왕중왕전 결승 경주에서 신은섭 등 동서울팀 소속 선수들이 함께 출전한다면 아무리 임채빈, 정종진이라 하더라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전원규에게 부족한 2%를 채워주고도 남을 화력이다. 다만 큰 경기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탓인지 의외로 예선전이나 준결승전에서 실수가 빈번한 점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임채빈, 정종진, 전원규의 접전이 벌어진다면 여기저기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경우 의외의 선수가 이들의 허를 찌르는 경주가 발생할 수 있다. 추입 능력이 좋은 양승원(22기, SS, 청주)과 신은섭(18기, S1, 동서울) 등이 경주로 안쪽과 바깥쪽의 빈 곳을 집요하게 노려 마지막에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이번 왕중왕전의 중요한 관전 요소일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