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합천=강예진 기자] “미국 다녀온 이후 더 잘 보이네요. 호흡이 좋아졌어요.”

울산과학대 천세화와 박수정은 지난 20일 경남 합천군 황강군민체육공원에서 열린 ‘2024 스포츠명품도시 웰니스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2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대학부 조별리그 1조 경기동원대와의 대회 첫 경기서 5골을 합작하면서 팀의 5-1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1일과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미국 여자 U-20 대표팀과의 친선 2연전을 소화하고 온 둘의 호흡은 말그대로 ‘찰떡’이었다.

전반 9분 천세화의 선제골은 박수정의 패스에서부터 시작됐다. 박수정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는 천세화에게 천금같은 패스를 찔렀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은 천세화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21분에는 박수정이 중앙에서부터 왼쪽 측면까지 공을 끌고 가면서 문전을 향해 크로스했다. 천세화가 크로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후 역전골을 넣으면서 멀티골을 완성했다. 박수정은 “미국에 다녀온 이후 얘(천세화)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대승에 대해서 권수정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아쉬웠지만 이겨서 기분 좋다”고 이야기했다. 천세화는 “골은 많이 넣었지만, 우리가 준비한 만큼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찬스가 더 많았는데, 우리 실수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강팀’ 미국을 상대한 이후 자신감을 더욱 장착한 둘이다. U-20 대표팀은 1차전에서는 0-3으로 패했지만, 2차전은 4-2로 승리했다. 한국이 여자축구에서 미국을 꺾은 건 2017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의 3-0 승리 이후 처음이다.

박수정은 미국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골맛을 보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확실히 피지컬이 좋더라. 그런 팀과 붙으니 자신감이 더 생겼다. 강팀을 상대로 골까지 넣어서 다음에도 경기가 있으면 더 자신 있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울산과학대는 지난해 이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우승 이후 10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 어렵게 찾은 트로피인 만큼, 2연패를 향한 의지도 굳건하다. 박수정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우승을 한 번 더 하고 싶다”면서 “어느 팀을 만나던 두렵지 않다”고 했다.

천세화 역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준비한 걸 다음 경기서 더 보여주고 싶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회 첫 승전고를 울린 울산과학대는 22일 또 다른 우승후보 세종고려대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