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한국 경마 최초로 동일 마주의 두 마리 경주마가 동시에 들어왔다.
지난 7일 제7경주에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7경주로 열린 1200m 국산 3등급 경주에서 3번마 ‘자이언트펀치’와 9번마 ‘자이언트킬링’이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두 경주마가 만들어낸 짜릿한 명승부는 유튜브 채널 ‘마사회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마가 동시에 도착하는 것을 경마에서는 ‘동순위(동착)’이라 한다. 이번 동순위 기록이 특별한 이유는 공동 1위를 차지한 두 경주마의 마주가 동일인이기 때문이다. 동일 마주의 동순위 기록은 한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벌어진 일이다.
경마에서는 경주마들의 코끝을 기준으로 삼는다. 두 경주마의 코끝이 동시에 결승선에 닿은 상황인 ‘동순위’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거기에 동일 마주의 두 경주마가 동시에 도착한 경우는 한국경마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자이언트펀치’, ‘자이언트킬링’ 두 경주마의 이름에는 모두 ‘자이언트’가 붙어있다. 이는 이종훈 마주가 본인의 상징처럼 붙인 이름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경주에 출전한 이종훈 마주의 두 경주마가 끝내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동시에 결승선을 가른 것이다.
두 경주마의 팽팽한 경쟁에 힘입어 1위와 2위 상금을 모두 차지하는 행운을 얻은 이종훈 마주는 이 경주에 대해 “처음 겪는 일이라 놀랍기도 하지만 한 경주를 통해 2승을 얻게 되어 더 없이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두 경주마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송문길 조교사 역시 최초의 동일 조교사 1,2위 동순위 기록을 남겼다. 송 조교사는 “수준이 비슷한 두 경주마가 모두 단거리 경주에 적성을 보여 지난 경주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경주에 출전하게 되었는데, 동순위로 우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마에서 1,2위마의 동순위 사례는 1년에 3회 정도 발생한다. 2003년에는 YTN배 대상경주에서 ‘퍼펙트챔피언’과 ‘언어카운티들리’가 동착으로 공동 1위를 차지하며 한국경마 대상경주 최초의 공동1위를 기록했다. 2006년에는 하루에 동순위가 두 번이나 발생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이때도 마주는 서로 달랐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