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골든보이’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이 타이틀방어에 성공하며 프로 첫 승 감격을 누렸다. 올시즌에만 세 차례 준우승 분루를 12번째 대회에서 깨끗이 닦았다.
장유빈은 14일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컨트리클럽 토너먼트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한때 정한밀에게 선두자리를 내주는 등 ‘준우승 악몽’을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견고한 샷을 앞세워 자신의 실력으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혈투 끝에 짜릿한 우승을 따낸 장유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탓에 프로 전향을 미뤘다.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뒤 10월 프로로 데뷔한 그는 전향 이후 첫 우승을 타이틀 방어로 따내 KPGA투어를 끌어갈 ‘영건 기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프로 첫 우승을 따낸 장유빈은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대회서 프로 신분으로 또 한 번 우승을 해 기쁘다. 또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 2연패를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것 같다”며 “이번 대회 전까지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해 힘들었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웃음). 하반기에는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빈의 말처럼 이 대회 전까지 11개 대회에서 일곱차례 톱10에 오르는 등 꾸준한 기량을 뽐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ㆍ원더클럽 오픈에서는 5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해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자신과 싸움이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이번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프로 첫 우승을 따내 골프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참고로 군산CC 오픈 2연패는 대회 창설 12년 만에 처음이다. 또 이수민에 이어 아마추어로 우승한 대회에서 프로 전향 후 타이틀방어에 성공한 역대 두 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평균타수 1위 자리를 고수한 그는 올해만 6억6462만원을 벌어들여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하반기 성적에 따라 트리플크라운도 불가능한 도전이 아니다.
장유빈은 “심리적으로 오늘이 가장 편했다. 5번홀까지 지난해 성적과 똑같아서 ‘어떻게 이렇게 딱 맞을까’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우승할 때 생각이 났고 ‘더 힘든 상황에서도 우승했는데, 올해 못할 게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더블보기(16번홀)도 했지만, 더 과감하게 치자고 다짐한 게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퍼트 자신감을 ‘과감함의 원천’으로 밝힌 그는 “상반기 일정을 마쳤으므로 휴식하면서 아시안투어 출전 자격이 있는 대회에 나갈 계획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할 계획이므로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휴식기 일정을 공개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KPGA투어 최초로 프로암과 갤러리 입장권, 식음료 및 굿즈 판매 등 모든 수익을 총상금에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사흘간 2억 2729만7000원의 수익금을 더해 7억원이던 총상금은 9억7929만7000원으로 올랐다. 우승상금 역시 1억4000만원에서 1억 9585만9400원으로 늘어나는 등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거듭났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