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테너 이기업(31)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루아르 지방에 위치한 고성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테너 이기업은 수상 직후 “대한민국 대표 성악가 조수미 선생님의 이름을 걸고 만든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 수상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라면서 “다른 수상자나 참가자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해외에서 함께 고생하는 한국 친구들, 차량 운전 기사님, 홈스테이 가족 등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이 상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 주셨다”고 덧붙였다.

조수미의 이름을 따 올해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전 세계 47국에서 총 500여 명의 성악가들이 지원했다. 이 중 24명이 본선에 진출해, 11명이 결승에 올랐다. 1등은 중국의 바리톤 리지하오(22), 2등은 루마니아의 테너 제오르제 이오누트 비르반(29)이 차지했다.

경희대 성악과를 나온 이기업은 벨기에 겐트 국제오페라 아카데미, 파리 국립오페라 아카데미를 거쳤으며, 2019년부터 파리에서 벨칸토 테너로 왕성히 활동 중이다.

경희대 성악과 재학 당시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교수의 제자로 가르침을 받았던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기업은 이아경 교수와의 인연을 얘기하면서, “한국에서 교수님께 잘 배운 덕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면서 감사함을 전했다.

이아경 교수는 수상 소식을 듣자 “너무 기쁘고 대견하다. 이기업은 워낙 좋은 소리를 가진 학생이었다”며, “큰 목표를 향해서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 너무 먼 꿈만 보고 빨리 이렇게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늦더라도 바르게, 그리고 진솔하게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기업은 오는 8월, 프랑스 남부에서 오페라 ‘세빌리야 이발사’ 공연 및 콩쿠르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불어 11월 한국에서 공연도 진행한다.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우승자 상금은 1등 5만 유로(약 7500만 원), 2등 2만 유로(약 3000만 원), 3등에게는 1만 유로(약 1500만 원)다. 또한, 이들은 조수미 국제 콘서트에 특별 게스트로 초대돼 조수미와 함께 무대에 설 전망이다.

다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는 2년 후인 2026년에 열린다.

조수미는 “이번 대회는 오페라만 경연 종목으로 삼았는데, 다음엔 다른 장르도 넣고 싶다”며 “2년 뒤엔 더 많은 참가자가 오고 더 높은 수준의 콩쿠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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