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첫 페이지를 열다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세기의 걸작 ‘베르사유의 장미’가 50여 년 만에 뮤지컬로 탄생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제작 노하우가 총집결한 작품으로, ‘유럽 뮤지컬의 종결판’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역대급 무대와 레이저 등 특수효과까지 더해 작품의 웅장함에 한층 더 몰입하게 한다.

오스칼 역에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 앙드레 역에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매회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뮤지컬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해준과 김성식, 고은성의 활약이 돋보인다. 부드러운 인상과 감미로운 보이스로 스타 반열에 오른 세 명의 배우는, 극 중에서도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희생하는 인물로 나와 여심을 흔든다. 배우 옥주현은 “세상에 저런 남자는 실존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여성들의 워나비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이다.

특히 이해준과 고은성은 현재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와 ‘프랑켄슈타인’ 무대에 함께 오르고 있다. 때론 주 6일의 강행군을 소화해야 하지만, 매일 번갈아 가며 두 명의 ‘앙(앙드레 그랑디에, 앙리 뒤프레&괴물)’의 삶을 살고 있다.

앙드레와 앙리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이다. 앙드레가 ‘봄날의 햇살’ 같다면, 앙리는 ‘거친 폭풍’과 같다. 오랜 연습 기간을 거쳐 내공을 쌓았다고 해도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작품 모두 고음, 춤, 무술까지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이해준과 고은성은 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공연마다 기립박수를 받는다.

이해준은 “너무도 유명한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새롭게 또 다른 작품인 ‘베르사유의 장미’ 역시 앞으로의 10년, 그 이상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젠 ‘대극장 배우’로 불리지만, 그도 앙상블부터 대학로 소극장까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닦아 이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뮤지컬 콘서트 ‘베르사유의 장미’부터 합류한 이해준은 7개월 준비 기간 내실을 다져 앙드레들의 든든한 ‘형님’ 역할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이해준은 “‘프랑켄슈타인’ 한 작품만 해도 많이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베르사유의 장미’를 더 먼저 시작했다. 함께 한 시간이 있다 보니 애정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공연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주 5~6회 공연을 할 때도 있지만, 요즘 묵언수행(默言修行) 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한 무대, 한 무대 오르면 ‘베르사유의 장미’가 기대 이상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 16일 막이 오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는 10월1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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