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이정은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하 ‘낮밤녀’)가 이중생활의 막을 내렸다.

신비한 고양이와 마주친 뒤 낮에는 50대, 밤에는 20대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인기몰이한 ‘낮밤녀’는 꾸준히 7~9%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각종 OTT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화력을 이어갔다.

‘낮밤녀’는 청년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세대를 복합장르를 내세워 사로잡았다. 한 인물을 50대와 20대로 펼친 판타지 설정이 지극히 현실적인 시니어 취업기와 맞물려 신선함을 안겼다. 낮과 밤이 다른 여성이 검찰청 시니어 인턴으로 취업한 모습은 긴장감 넘치면서 웃기고 슬픈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50대 몸이지만 20대의 능력치를 가진 임순(이정은 분)이 사회생활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이나, 계지웅 검사(최진혁 분)와 수사에 임하며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은 현실감이 짙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는 고원(백서후 분)과 설렘 가득한 로맨스가 벌어지는 대목은 판타지를 자극했다.

배우들의 밀도높은 코믹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정은과 정은지의 현실감 있는 연기는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특히 20대 감성을 가진 50대를 표현한 이정은의 맛깔나는 표현력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외모만 50대일뿐 어떠한 업무도 척척 해내고 톱스타인 고원과 ‘밀당’까지 펼치는 이정은의 생활연기는 시청자들을 안방 앞에 붙들어놓게 했다.

미진 역의 정은지가 표현하는 20대 취포자의 고뇌와 밤에만 본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물의 내적 갈등, 계지웅 검사와 로맨스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움도 극중 인물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드라마는 중후반부부터 스릴러 장르로 선회했다. 초반부 조금씩 던져놨던 실종과 관련된 복선이 회수됐고, 그 사이 연쇄살인범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쇄살인범 공기철이 시니어 인턴을 함께 한 나옥희(배해선 분)라는 게 드러나면서 스릴러의 맛이 깊어졌다. 마지막 회에서는 공기철이 잡히냐 잡히지 않느냐가 핵심이 됐다.

‘낮밤녀’는 각 세대가 가진 현실적인 문제로 장르간 균형을 맞췄다. 청년부터 중장년의 정서를 아우르는 이야기는 대중을 위로하고 공감을 살 뿐 아니라 복합장르의 균형이라는 난제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하루아침에 신체가 변하는 이상한 사건에 휘말렸음에도, 어떻게든 생존하고자 한 미진의 노력은 일과 사랑에서 생긴 위기를 기회로 작용하게 했다. 생존을 위해 혼신을 다한 노력은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남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낮밤녀’는 복합장르의 성공이다. 다양한 장르가 현실적인 이야기 안에서 균형감 있게 녹아있다. 웃음의 밀도가 높은 코미디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게 하면서 로맨스와 판타지로 흥미를 높였고, 스릴러로 메시지를 전했다”며 “청년과 중년의 애환을 달래준 것도 ‘낮밤녀’의 성공 포인트”라고 전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