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내게 영감준 건 퍼거슨 축구, 매니지형 지도자로 우승하겠다.”

울산HD 제12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판곤 감독은 다부진 목소리로 팀의 상승 곡선을 다시 그을 것이라고 외쳤다.

김 감독은 5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28년 전 겨울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안고 울산을 떠났다. 울산HD 감독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 건 영광스럽다. 기쁘지만 책임감도 품고 있다”며 친정팀 사령탑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을 반겼다.

그러면서 “울산을 선택한 요인 첫째는 모구단(친정팀)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스쿼드다. 셋째는 현재 우승 경쟁 구도와 ACL 등이 컸다”며 “부임 시기(시즌 중반)가 걸림돌이었는데 대표팀 감독 경험을 통해 짧은 시간에 원하는 경기력을 낼 노하우를 지녔다. 울산에 빠르게 입히겠다”고 강조했다.

최종 목표로는 “리그와 코리아컵 우승, (차기 시즌) ACL 결승 진출”이라고 명확히했다.

다음은 김판곤 감독과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28년 전 겨울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안고 울산을 떠났다. 울산HD 감독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 건 영광스럽다. 기쁘지만 책임감도 품고 있다. 27년 전 지도자를 시작했다. 내 안엔 상당한 배고픔이 있었다. 더 좋은 나은 감독이 돼서 선수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감독이 되고 싶었다. 내 별명을 묻는 분이 계신데 선수 시절 내 기억으로 스포츠서울 김한석 기자였다. ‘바람의 파이터’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최배달(주연)이라는 분의 인생을 그린 영화로도 나왔다. 그 분이 ‘도장깨기’를 했다. 지도자로 첫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도장깨기하는 기분이었다. 모두가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왔다. 나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걸 안다. 이번에도 도장깨기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책임감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울산이 내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도장깨기의 의미는.

도장깨기는 늘 도전자 입장이다. 홍콩 대표팀 감독이 될 때도 모든 사람이 의문을 가졌다. 왜냐하면 미천한 경력을 지녔는데 갑자기 홍콩 대표팀 감독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대회 동아시안컵 2차 예선에서 북한을 누르고 우승했다. 두 번째 대회인 동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이 돼서도 같은 시선이 따랐다. 최선을 다했다. 말레이시아 대표팀에 가서도 똑같았다. ‘듣보잡’처럼 판단한 것 같은데, 역사상 좋은 기록을 남겼다. 울산은 아직 (리그) 우승 경쟁하고 있다. (4강에 오른) 코리아컵도 열려 있다. 그리고 늘 울산이 그랬듯 ACL도 우승 목표로 준비한다. (감독 부임을) 결정하는 데 이런 열려 있는 부분과 내년 클럽월드컵에 나가는 게 동기부여가 됐다. 그런 부분에서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루겠다.

- K리그 지도자는 처음인데.

항상 K리그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다. 갈증이 있었다. 먼저 오고 싶다고 말하진 않았다. 어느 클럽이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를 늘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어디를 가든 그 포지션이 내 모든 역량을 말하는 건 아니다. 홍콩대표팀을 했을 때도 스스로 그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지도자 역량이나 성품에서 아직 부족하지만 지속해서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울산 선수들과 훈련해보니 어떠한가.

이제까지 네 번 세션했다. 선수들이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지난 3년 6개월간 전임 홍명보 감독께서 상당히 팀을 잘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들더라. 분위기나 선수 구성에서도 안정적이다. 에너지가 있다. 플레이 스타일이나 K리그에서 주도적으로 역량을 펼친 것을 잘 받아서 어떻게 한 단계 발전시킬지에 대해서 노력해야한다.

- 하반기 울산의 색채는 어떻게?

어제 선수들과 그런 부분을 나눴다. 어떤 방식으로 승리를 추구할 것인가. 울산의 철학을 말하는 것이다. 우선 내 신념을 나눴다. 능동적인 공격 전개, 주도적인 수비 리드를 추구한다.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1분부터 90분까지 우리가 지배하고 통제하면서 승리를 추구한다는 것을 선수들과 나눴다. 전임 감독께서 상당히 주도적인 축구했다. 좋은 모습은 이어갈 것이다. 개인적으로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한다. 좀 더 팀을 다이나믹하게, 팬이 더 좋아하게, 상대 실수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유발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울산 선수 수준은 대표급 아닌가. “여러분이 잠시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4~5일 준비하고 경기하는데, 내가 제시하는 전술을 빨리 습득해서 경기를 치를 역량을 보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대표팀을 오래 운영해왔다. 짧은 시간에 준비하고 명확하게 소통해서 내가 하려는 축구를 5일 안에 만들어냈다. 최대한 빨리 울산에 접목해서 하반기 운영하겠다.

- K리그를 어떻게 바라봤나.

K리그는 콤팩트하다. 1위부터 마지막 순위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를만큼 경쟁적 구도다. 전력 차는 분명히 나지만 크게 보이지 않는 것 같더라. 매 경기 힘들고, 숨이 막히는 경기를 한다. 더 많은 준비와 노력으로 극복하겠다. 개인적으로 K리그에서 받는 느낌은 트렌드가 바뀌면서 주도적인 축구를 많이 한다. 공격으로는 애를 쓰는 게 보이는데 더 공격적 수비를 하는 팀은 많이 보지 못했다. 울산이 K리그를 주도하는 구단이므로 그런 방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 노장이 많다는 평가가 있는데, 감독께서 추구하는 축구를 잘 이식할 수 있는가.

안 그래도 코치진과 의논했다. 연령대가 높은 건 인지하고 있다. 며칠간 해보니까 연령 높은 사람이 상당히 자기 관리 잘 돼 있다. 숫자를 따지기엔 그런 느낌(노쇠화) 못 받았다. 물론 내 축구하는 데 체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경기 운영으로 커버할 수도 있다. 5명의 교체 요원이 있다. 좋은 선수 숫자가 많다. 얼마든지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 울산 선택 가장 큰 요인은.

울산은 항상 한 번 와야한다는 생각했다. 다만 좋은 시기였으면 했다. 시즌이 끝나고 다시 완전히 준비할 시기를 의미한다. 그 부분에서 좋은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력이나 우승 경쟁, ACL, 클럽월드컵 나가는 건 동기부여가 됐으나 이게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 감독하면서 짧은 시간안에 가장 좋은 경기를 끌어내는 노하우가 있기에 크게 염려되진 않는다. 그리고 과거 부산에서 대행도 해봤다. 22경기 못 이긴 팀을 4연승으로 이끈 적이 있다. 27년간 쌓인 여러 경험은 이런 것을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울산을 선택한 요인 첫째는 모구단(친정팀)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스쿼드다. 셋째는 현재 우승 경쟁 구도와 ACL 등이 컸다.

- 평소 사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엔 기존 코치진과 일해야 하는데.

대표팀은 사단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난 사단을 움직인 적은 없다. 말레이시아 갈 때 요소요소 전문가를 모셔갔고 내가 교육을 시켜서 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 부분에서 난 기존 코치진에게 정보주고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끌고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기존 코치가 나와 조금씩 연이 있다. 이경수 수석코치는 감독선임위원장 시절 대학선발 감독으로 선임한 적이 있다. 조광수 코치는 정보전략위원으로 일하면서 소통했다. 세이고 코치는 부산에서 함께 일했다.

- 오른쪽 풀백 우려가 큰데.

오른쪽 풀백은 며칠간 봤는데 큰 걱정 안 하고 싶다. 기존 선수가 잘 하고, 어린 선수도 있더라. 상당히 미래가 좋은 선수다. 잘 커버할 것이다.

- 지도자로 늘 목표로 둔 게 있었나. 또 가장 영감을 준 지도자는?

거창한 것보다 내가 간 곳에서 만난 선수, 같이 일하는 스태프가 각각 더 좋은 선수, 사람이 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도 좋은 사람이 됐으면 했다. 영감을 받은 지도자는 예전 알렉스 퍼거슨 축구를 많이 봤다. 영업 비밀인데 그가 추구하는 승리 비법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게 많았다. 지금도 내 축구 철학에 반드시 넣고, 게임 모델에 들어있다. 전술적 역량 뿐 아니라 선수를 관리하고 전체 구단을 관리하는 데 매니저라는 이미지를 줬다. 코치 이상 매니저로 큰 틀에 여러 시각을 크게 볼 역량을 키우려고 했다.

- 중원 조합은?

중원에 좋은 선수가 많더라. 감독으로는 기쁜 일이다. 공격과 수비 균형을 맞춰서, 난 좀 더 적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서 기술도 좋아한다. 그런 역량 다 갖춘 선수가 많아서 좋은 조합을 짤 수 있다. 로테이션을 통해서 경쟁도 붙이면 좋을 것 같다. 일부 뼈대는 유지하나 지속해서 경쟁시키겠다. 붙박이는 없다. 90분을 뛰어도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좋은 수행력을 보이고 팀 승리에 공헌하는지를 평가할 것이다.

- K리그 우승 경쟁이 치열한데.

선두 경쟁하는 김천, 포항, 강원과 경쟁하고 있다. 또 전통적으로 전북과 라이벌이다. 그런 구도에서 울산이 지닌 역량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지난 3년 6개월간 상향 곡선으로 간 게 올해 꺾였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잘 커버하고 다시 상향곡선을 그을 수 있게 가다듬겠다.

- 울산이 왜 꺾였다고 분석했나.

며칠 만에 찾아내면 점쟁이다. 밖에서 생각할 때 느낀 것은 확인해봐야한다. 지난 사흘간 지속해서 선수 개인 면담하고 있다. 그런 것을 통해서 찾아가고 있다. 내 코치 스타일은 부정적인 것보다 잘하는 것을 찾는다. 무거운 것보다 희망적이고 가볍고 다이나믹하게 운영할 것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내 게임 모델을 빠른 시간에, 보고 싶은 경기력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역량 있는 사람을 어떻게 하나로 뭉치게 하느냐다. 감독이 우승하고 싶어하는 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선수가 배고파야 한다. 우리는 돕고 지원하는 자리다. 감독은 서비스맨이다. 동기부여를 줘야 하고 좋은 질의 훈련, 정보, 계획을 제공해야 한다. 그들이 이길 확률을 높여야 한다. 선수 스스로 ‘ACL 우승해야 한다, 클럽월드컵 16강 가야한다’는 목표를 찾도록 돕겠다.

- 올해 목표를 밝혀달라.

리그, 코리아컵 우승. ACL 결승 진출까지 도전하겠다. 울산 팬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