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종목에서 발생한 ‘성별 논란’과 관련해 국제복싱협회(IBA)도 입장을 내놨다.

IBA 크리스 로버츠 사무국장은 6일(한국시간)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은 2022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성별 관련) 검사를 받았다. 당시엔 결과가 명확하지 않아 조처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3월)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서 시행한 두 번째 검사 이후엔 규정에 따라 실격 처리했다”고 밝혔다.

로버츠 사무국장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염색체 검사에서 두 선수는 모두 부적격 판정(XY·남성)을 받았다. 지난해 6월 관련 자료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2022년과 2023년 검사는 모두 혈액검사였다. 검사 결과 같은 결과가 나왔으며 IBA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성별 논란에 휘말린 건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이다. 칼리프는 여자 66㎏급, 린위팅은 여자 57㎏급에 나섰는데 상대 선수는 연달아 억울해했다. 16강전에서 칼리프를 상대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는 경기 시작 이후 46초 만에 기권했다. 칼리프의 주먹을 맞고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칼리프의 8강전 상대였던 헝가리의 언너 루처 허모리는 근육질의 괴물과 날씬한 여성이 글러브를 끼고 노려보는 그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린위팅을 상대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우즈베키스탄)도 울음을 터뜨렸다.

IBA는 알제리, 대만 올림픽위원회가 둘의 성별 조사와 관련한 정보를 비공개 요청했다고 밝혔다.

IOC는 이번 대회에 둘의 참가를 허용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이틀 전 프랑스 파리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칼리프와 린위팅은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면서 “이 여성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기를 바란다.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흐 위원장은 칼리프와 린위팅의 성별 논란은 IBA와 이들을 주도하는 러시아가 촉진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IOC는 지난해 편파 판정과 승부조작 등 부실을 자초했다며 IBA를 퇴출시켰다. 이번 올림픽 복싱은 IOC가 관리단체처럼 운영하고 있다.

앞서 크레믈레프 회장은 “둘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남성처럼 매우 높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은 ‘IBA가 시행한 검사가 염색체 검사인지, 테스토스테론 수치 검사 인지 회장과 사무총장의 말이 엇갈렸다’고 언급했다. 또 ‘크레믈레프 회장은 성별 논란과 관계없는 바흐 회장과 IOC 비난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며 양 기관의 갈등만이 남고 있다고 비판했다.

IOC는 IBA가 지난해 칼리프와 린위팅의 성별 검사 결과 자료를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에 ‘성별 테스트는 자의적이고 불법적이었으며 신뢰할 수 없었다’고 받아쳤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