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목표를 메달 6개로 잡았다.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라 했다. 결과적으로 틀렸다. 전체 숫자는 맞다. 동메달이 없다.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역대 최고 성적을 뽑아냈다. 한국 사격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웃었다.

한국 사격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품었다.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2012 런던에서 기록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뛰어넘었다.

지난달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 단체에 출전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을 땄다. 7월28일에는 금맥이 터졌다. 여자 공기권총 10m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이 금메달, 김예지(임실군청)가 은메달을 품었다.

7월29일에도 낭보가 이어졌다. 반효진(대구체고)이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만 16세에 정상에 섰다. 역대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다.

이어 3일 양지인(한국체대)이 여자 공기권총 25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일에는 조영재(국군체육부대)가 남자 속사권총 25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화려한 피날레다. 2020 도쿄에서 은메달 1개에 그친 아쉬움을 완전히 씻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장갑석 감독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목표로 잡았다”고 했다. 이렇게만 해도 손에 꼽히는 실적인데 훌쩍 뛰어넘었다.

장갑석 감독은 “우리 국가대표팀 구성원들의 협조와 긍정적인 마음이 이뤄낸 결과다. 소통했고, 화합했다.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 내심 금메달 2개는 딸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체육회와 진천선수촌에서 해외 전지훈련, 국제대회 참가 등을 지원했고, 대회 앞두고 사토루 사격장과 흡사한 사격장을 찾아줬다. 선수들의 장비, 사격복 등을 지원해줬다.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줬다. 더불어 20년 넘게 한화그룹에서 지원해준 것도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 선발전에서 결선 경기도 도입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대표 선발전에 결선을 포함한 것이 경기력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 본선 이후 결선까지 치러 가산점을 줬다. 저항은 꽤 컸다. 결국 결선이 진짜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대회 준비도 철저히 했다. “사전 답사를 다녀왔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때부터 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했다. 올림픽 경기장과 똑같은 가상 현실(VR)을 통해 이미지 트레이닝도 먼저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기 전부터 결선, 결사(슛오프)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 올림픽 가기 전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성적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겁 없는 10대, 20대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좋은 성과를 냈으나 갑작스러운 소식도 닥쳤다. 대한사격연맹 신명주 회장이 돌연 사임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연맹 관계자는 "실무부회장, 사무처장 등이 파리에 있다. 협회 쪽으로 아직 소식이 들어온 것은 없다. 내일(7일) 귀국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