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초대형 악재란 말도 부족하다. 에이스 투수가 불의의 골절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잔여 정규시즌은 물론 가을야구까지 불투명하다. 줄줄이 빠져나간 선발진의 공백을 겨우 메꿔나가며 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있던 팀으로선 허탈감만 가득하다. 리그 1위 KIA 얘기다.

KIA 에이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 지난 24일 NC와 원정경기에서 상대 타자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강타당해 25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턱관절 고정 수술을 받았다. 네일은 다승 공동 1위(12승), 평균자책점 2위(2.53)를 달리는 리그 최정상급 투수인데 23경기 남은 정규시즌 이탈은 확정적이다.

KIA 관계자는 25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정규시즌까진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워 했지만 “구단에선 네일의 정규시즌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다. KIA 심재학 단장은 “수술을 잘 마쳤다. 현재 회복실에 있다. 네일의 부상으로 침통하지만, 구단은 네일이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최악도 면했다. KIA 박창민 트레이닝 총괄코치는 “치아 밑 턱 뼈 두 군데 골절상이다. 분쇄 골절은 아니지만, 미세 골절보단 심한 수준”이라며 “보통 이 경우 수술 후 4주 정도를 안정기로 보는 데 사람마다 회복 속도가 다르다. 구단에선 2주 정도 경과를 지켜보며 네일의 복귀 시점을 차차 잡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KIA는 선발진이 줄줄이 이탈하며 시즌 막바지 선두 수성에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베테랑 양현종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지만 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1승 1패 평균자책점 6.08로 불안하다. 이의리와 윤영철은 부상으로 5월부터 마운드를 이탈했다. 그런 와중에 에이스 네일까지 이탈이다.

KIA가 2위 삼성과 5.5경기 차(25일 현재)로 어느 정도 여유 있지만, 에이스가 빠지면서 남은 경기 판도도 알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부상 대체 단기 외국인 투수 영입 논의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했다. 심 단장은 “네일이 이제 막 수술을 마쳤다. 우리는 네일의 회복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은 아직 생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우에 따라선, 네일의 10월 중순 이후 복귀도 바라볼 수 있다. ‘리그 1위’ KIA가 이변없이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다면, 10월말 경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는데, 회복 속도가 빠르면 한국시리즈 등판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KIA가 네일의 회복에 모든 공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네일의 복귀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단장은 “네일이 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고 우승 열망도 크다. 네일도 최선을 다해 회복해 마운드에 복귀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일에게 내일이 있을까. 모두가 네일의 회복 속도만 바라보고 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