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신인 드래프트는 정보 전쟁이다. 드래프트 전날은 물론 당일 오전까지도 반전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갑자기 지명 계획이 바뀌어도 놀랍지 않다.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도 그랬다. 행사장에서도각 구단은 최신 정보에 귀 기울이며 회의를 이어갔다.
핫이슈는 6순위 두산이었다. 박준순 지명이 예상된 두산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더불어 이번 드래프트 최고 포수인 이율예의 1라운드 지명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정설이 됐다.
6순위 두산이 박준순을 지명하지 않을 경우, 7순위 키움의 박준순 지명은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두산이 박준순을 지명한다면 키움의 선택으로 1라운드 구도가 요동친다. 서울고 김영우와 김동현, 충훈고 김서준, 세광고 귄민규 등의 순위가 키움의 선택에 달렸다.
드래프트 결과는 역시나 반전이었다. 4순위부터 그랬다. 전날 롯데 김태형 감독의 예고와 달리 롯데의 선택은 광주일고 좌투수 김태현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수고 우투수 김태형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힌트를 건넸다. 그런데 롯데의 선택은 김태현이었다. 좌투수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이번 드래프트 대상 좌투수 중 정현우 다음으로 완성도가 높은 김태현을 선택한 롯데다.
롯데가 김태현을 지명하면서 5순위 KIA는 자연스럽게 김태형을 호명했다. 1순위부터 5순위까지 정현우 정우주 배찬승 김태형 김태현이라는 게 정론이었는데 김태현과 김태형의 순번이 바뀌었다.
두산 선택은 예상대로였다. 야수진에 젊은 피가 필요한 두산은 이번 드래프트 야수 최대어 박준순을 지명했다. 이어 키움이 7순위로 김서준을 지명, SSG가 8순위로 포수 이율예를 지명하면서 파이어볼러 다수가 드래프트 빅보드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KT와 LG가 혜택을 누렸다. KT는 9순위로 김동현, LG는 10순위로 김영우를 호명했다. 김동현과 김영우 모두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진다. 김영우의 경우 지난 6월6일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터전에서 156㎞를 기록한 바 있다. 김동현과 김영우 모두 이르면 전체 5순위 대상으로도 꼽혔는데 KT와 LG는 각각 9순위와 10순위로 특급 유망주 투수를 수혈했다.
1라운드에서 이변이 벌어지면서 2라운드 또한 풍족해졌다. 세광고 좌투수 귄민규가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박준순 다음으로 평가받는 내야수 유신고 심재훈은 1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투타겸업으로 주목받은 경기상고 추세현은 전체 20순위로 LG가 지명했다.
3라운드까지 지명권 6장을 소유한 지명권 부자 키움의 선택도 의외라면 의외였다. 박준순을 뽑지는 못했으나 5라운드까지 총 4명의 내야수를 지명했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 SSG로부터 받은 전체 28순위 지명권으로 비봉고 좌투수 박정훈을 뽑았다.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장신 좌투수 박정훈이 3라운드에서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