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8월에 올림픽과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을 제패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한국명 고보경)는 ‘목표 수정’을 언급,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내다봤다.
리디아 고는 29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늘 잘할 때 은퇴하고 싶었는데 AIG 여자오픈을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새롭게 세웠다”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셰브론 챔피언십과 US 여자오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AIG 여자오픈까지 5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이다.
1997년 제주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어릴 때부터 골프에 재능을 보이자 온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갔다. 만 14세 때 호주여자골프 NSW오픈(2012년) 정상에 올라 최연소 프로대회 우승 기록을 썼고, 같은 해 8월 LPGA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5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다가 2018년 이후 내림세를 보였는데 2022년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외아들 정준 씨와 결혼을 앞두고 그해 3승을 거두며 세계 1위에 복귀했다.
그리고 올해 파리에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품었다. 2016년 리우 대회 은메달, 2020 도쿄 대회 동메달까지 포함, 전 세계 골프 선수 중 유일하게 금·은·동메달을 모두 가진 ‘메달 슬램’ 선수가 됐다. 무엇보다 올림픽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갖췄다. 이어 2주 뒤 열린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제2 전성기를 알렸다. 금메달이 ‘금복이(금메달+복덩이)’가 된 셈이다.
리디아 고는 “어릴 때 5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싶었는데, 오랜 침체기에 목표를 바꿨다”면서 “AIG 여자오픈 우승 뒤엔 은퇴 시기를 미루게 됐다. 은퇴 전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커리아 그랜드슬램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5대 메이저 대회 중 이제까지 에비앙 챔피언십(2015년), ANA 인스퍼레이션(2016년·현 셰브론 챔피언십), AIG 여자오픈(2024년)을 제패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