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 기자] 강원도 영월군은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죽은 곳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영월은 한양에서 천리나 떨어진 오지 중의 오지였다.

숙부인 수양대군이 권력에 야욕이 멀어 조카인 단종을 몰아낸 후, 귀양보낸 곳이 영월이다. 그 먼 곳으로 귀양을 보냈지만, 복위 운동이 일자 세조는 왕위를 지키기 위해 16살의 어린 조카를 처참하게 살해했다.

단종의 묘인 장릉 인근에 핀 채송화는 그래서 더욱 애달프다. 채송화의 꽃말이 ‘순진’, ‘천진난만’, ‘가련함’이어서 더욱 단종을 생각나게 한다.

구중궁궐에서 생활하다 하루아침에 아무도 없는 곳으로 유배한 후, 1년도 안 돼 목 졸라 죽임을 당한 것은 한국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슬픈 사건이다. 지금도 장릉에 참배객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채송화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자주 볼 수 있는 꽃이었지만, 지금은 화원에 가야 볼 수 있는 꽃이 됐다. 채송화는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피는 꽃이다. 채송화는 사진처럼 붉은색을 비롯해 노란색, 흰색, 주황색 등의 색을 가지고 있다.

채송화는 7월부터 개화해 9월까지 화사한 자태를 뽐낸다. 채송화는 강한 생명력으로 건조하게 두어도 잘 자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만 줘도 알아서 잘 자라는 기특한 꽃이다.

채송화는 약용으로도 쓰인다. 채송화에는 폴투랄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인후염이나 편도선염에 효과가 있다. 어렸을 적에 상처가 나면 채송화를 짓눌러 다친 부위에 바르곤 했다. 그처럼 채송화는 습진, 탕화상, 타박상, 출혈 부위 등에 붙여주는 외상약 역할을 했다.

단종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핀 듯, 장릉의 채송화는 아름답지만 애처롭기만 하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