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정말 고맙습니다.”

‘클로저’ 유영찬(27)이 돌아왔다. 아버지를 여의는 아픔을 겪었다. 1차전부터 뛰겠다는 걸 감독이 말렸다. 2차전 마운드에 섰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그리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영찬은 6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전에서 7-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대로 LG 승리. 전날 당한 2-3 패배를 말끔히 설욕했다. 시리즈 1승 1패다.

9회 올라온 유영찬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부친상으로 장례를 치르고 돌아왔다. 5일이 발인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아버지를 모셨다. 이후 저녁 6시 선수단 숙소에 복귀했다.

하루가 지난 6일 2차전이 열렸다. 넉넉한 스코어로 이겼다. 7-2로 앞선 9회 유영찬이 올라왔다. 2사 만루에 몰리기는 했으나 강백호를 뜬공 처리하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유영찬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평소와 똑같은 마음으로 던졌다. 주자를 내보내기는 했지만, 공 자체는 후반기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다행이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경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평소처럼, 똑같이 했다. 마무리가 됐든, 중간으로 나가든, 어떤 위치에서도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유영찬은 경기 전 묵념하는 모습도 보였다. “형들과 동생들이 너무 많이 나를 챙겨줬다. 생각도 많이 해줬다. 너무나 고마웠다. 그 마음이 크다. 감사하다는 말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버지를 잃었다. 그 아픔의 크기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선수가 팀 내에 있다. 임찬규다. 2021년 5월 부친상을 당했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동병상련’이라 했다.

임찬규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픈 일이다. 나는 그렇게 못했는데 (유)영찬이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바로 팀에 복귀했다. 기특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긴 시간 동안 가슴이 아프고 힘들다. 나는 지금도 많이 힘들다. 영찬이에게 진심으로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함께하는 게 동료다. 우승이라는 목표 앞에서 똘똘 뭉쳤다. 서로 “고맙다”고 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하면서,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던진다. LG가 그렇게 하나가 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