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무책임한 운영, 종목단체 재정난 방치...문체부도 개선책 시급

[스포츠서울 | 글·사진 이상배 전문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이 6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회원종목단체 재정자립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다수의 종목단체가 여전히 재정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결산 세입 자료에 따르면, 일부 단체는 자립에 성공해 100%에 달하는 재정자립도를 기록했지만, 상당수의 단체는 여전히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며 자립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한체육회의 관리와 지원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2021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1위인 한국브리지협회는 자체 수입 2억8036만6867원을 기록하며 재정자립도 100%를 달성했다. 대한골프협회와 대한양궁협회는 각각 88.85%와 86.27%의 재정자립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검도회도 80% 이상의 자립도를 보이며, 안정적인 재정을 유지했다.

2022년에는 대한요가회와 대한카바디협회가 각각 100%의 재정자립도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위치했다. 대한골프협회는 재정자립도 88.75%, 대한주짓수회는 87.71%로 뒤를 이었다. 2023년에도 대한골프협회는 88.21%의 자립도로 1위를 유지했고, 대한파크골프협회와 대한핸드볼협회가 각각 82.28%, 81.45%를 기록했다.

반면, 하위 단체들은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대한요트협회는 재정자립도 16.58%를 기록했으며, 대한택견회(14.92%), 대한카누연맹(14.58%), 대한우슈협회(12.09%), 대한스쿼시연맹(12.03%) 등도 낮은 자립도를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이들 단체들은 13%에서 15%의 자립도에 머물며 재정적 고충을 겪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재정적 문제는 지난 안세영 선수의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 이후 기자회견에서 터져 나왔다. 안세영 선수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투명하지 않은 재정 운영과 비효율적인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으며, 이 발언은 체육계 밀실 행정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가 시작되면서 협회 운영의 투명성과 재정적 자립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진 의원은 특히 대한체육회의 소극적인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며, “재정적으로 취약한 종목단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여전히 부실하기 짝이 없으며, 대한체육회가 체육계 전반에 걸친 지원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진 의원은 문체부의 역할도 강조하며, “문체부는 매년 종목단체들에 대한 혁신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한체육회의 문제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명한 재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강력한 감독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sangbae0302@so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