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 기자] 치명적 1패다. 한껏 기세를 올렸는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수확’은 있다. 캡틴 김현수(36)가 깨어났다. 이제 딱 한 명, 문보경(24)만 터지면 된다.

LG는 KT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2패로 맞서고 있다. 잠실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후 수원으로 향했다. 3차전도 잡았다. 1패 후 2연승이다. 4차전에서 끝낼 기세. 그러나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 5-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결과가 뼈아프다. 그러나 얻은 것이 전혀 없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김현수다.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상할 정도로 부진했다.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김현수는 김현수다. 꼭 해줘야 할 선수다. 1~2차전은 아쉬움만 남겼다.

3차전에서 6회초 깨끗한 중전 안타를 하나 터뜨렸다. 가을야구 11타석 만에 터진 안타다. 준플레이오프 통산 28안타.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계기’가 된 듯하다. 4차전에서 터졌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11월11일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333일 만에 터진 가을 대포다. 준플레이오프로 한정하면 2020년 11월5일 이후 1434일 만이 된다.

끝이 아니다. 6회초와 8회조 잇달아 안타를 때렸다. 8회에는 5-5 동점을 만드는 1타점 적시타이기도 했다. 3안타 2타점 1득점 경기다.

이제 문보경만 남았다. 15타수 무안타다. 선발 출전한 선수 가운데 문보경 빼고 전부 안타 혹은 홈런을 쳤다. 그나마 볼넷 3개가 있기는 하다. 희생번트 등 작전수행도 착실히 한다. 그러나 문보경이기에 방망이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네 경기 모두 4번 타자로 나섰다. 문보경 쪽에서 자꾸 막히는 모양새다. 1~4차전을 치르며 문보경에게 꽤 많은 찬스가 걸렸는데 살리지 못했다. 문보경이 해결해줬다면 시리즈 양상이 완전 달랐을지도 모른다.

정규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나섰다.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9를 쐈다. 데뷔 첫 3할-20홈런-100타점 시즌이다. 후반기 LG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 4번 배치는 당연했다. 해줄 것이라 믿었는데 아직은 잠잠하다. 문보경이 깨어나야 LG도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