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수비에서 집중해야 한다. 실수는 안 된다.”
김영웅(21)과 이재현(21)은 삼성 내야의 ‘현재이자 미래’다. 경기 전 똑같이 말한 부분이 있다. ‘수비’다. 단기전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김영웅-이재현은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쳤다.
삼성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경기에서 투타 모두 우위에 선 끝에 10-4로 이겼다.
선발 데니 레예스가 6.2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타선에서는 구자욱이 스리런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을 기록했고, 르윈 디아즈도 홈런 포함 1안타 3타점이다. 김영웅도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타자가 잘 치고, 투수가 잘 던지면 승리확률이 당연히 올라간다. 그리고 ‘수비’다. 유격수 이재현과 3루수 김영웅은 ‘철벽’ 그 자체였다. 경기 전 "작은 실수가 흐름을 넘겨준다.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안타성 타구를 몇 번이나 걷어냈다. 수비로 LG를 공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김영웅이다. 2회초 박동원의 날카로운 타구에 반응했다. 쓰러지면서 절묘한 글러브 핸들링으로 공을 담았다. 바로 일어나 1루로 던져 타자주자를 잡았다. 5회초에는 문보경의 빗맞은 타구가 나왔고, 김영웅이 바로 따라붙어 평범한 땅볼로 끝냈다.
8회초 박동원이 다시 3루 방면 강한 타구를 쳤다. 그러나 김영웅이 또 반응했다. 넘어지면서 포구에 성공했고, 2루로 던져 선행주자를 잡았다. 그대로 이닝 종료다.
이재현도 있다. 4회초 오스틴의 좌전 안타성 타구에 몸을 던졌다. 포구에 성공했고, 한 바퀴 빙글 돌아 1루로 던졌다. 결과는 아웃이다. 5회초에도 문성주의 중전 안타성 타구에 반응해 땅볼로 막았다.
왼쪽 내야는 좀처럼 LG가 뚫기 힘들었다. 덕분에 LG 공격이 답답해졌고, 이는 점수를 만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삼성 승리의 원동력이다. 상대 득점을 제어하니 경기가 수월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7회초 삼성은 수비에서 쓴맛을 봤다. 2사 만루에서 홍창기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디아즈가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닝이 끝나야 하는데, 위기가 계속됐다. 7-1이었는데 갑자기 7-4가 됐다.
7회말 1점, 8회말 2점을 내며 승리에 지장은 없었다. 그러나 실책은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순간이다. 그래서 이재현-김영웅의 수비가 더 빛났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