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서 트레이드 가능성 확인
지원파트 크로스체크 매일 릴레이 회의
베테랑 위주 구성 탓 내년 이후 리튤링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알면서도 결단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거의 매일 회의했다.”
‘오른손 특급’ 조상우(30)를 품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닷새. 리스크 점검을 포함한 회의를 거의 매일 하루 서너차례씩 열었다. 기량, 건강, 향후 거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끝에 ‘해보자’는 결론을 얻었고, 속전속결로 거래를 성사했다.
올해는 44경기에서 39.2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지만, 이른바 재활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세이브 9홀드(1패) 평균자책점 3.18은 나쁘지 않은 성적. KIA 핵심 관계자는 “건강을 담보할 수 있으면 최상의 카드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상우가 개인훈련할 곳을 사비로 예약했다는 얘기를 듣고 확신이 생겼다”고 귀띔했다.
해당 훈련장은 ‘건강을 담보한 선수’가 아니면 입소 자체를 못한다. 테스트 여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훈련장 입소 허가를 받은 것만으로도 ‘아픈 곳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KIA 관계자는 “건강을 담보한 조상우는 상수”라고 강조했다.
불펜 필승조였던 장현식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떠났다. 보상선수로 지명한 강효종은 국군체육부대 입소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전상현이 버티고 있지만, 마무리 정해영에게 걸릴 과부하를 고려하면 ‘믿을 맨’이 필요했다.
KIA 측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조상우 트레이드 의사를 (키움 측에) 타진했는데, 의외로 열려있더라. 카드만 맞으면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다음날부터 트레이닝, 스카우트, 코치진 등이 매일 회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에 ‘선수 공급처’가 된 키움은 처음부터 현금을 포함한 지명권 거래에 관심이 높았다. 올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내년에 치를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10순위 지명권을 행사한다. KIA 관계자는 “10번, 40번 후보군을 리스트업 해서 현재 자원과 비교했다. 치열하게 고민했는데 ‘내줘도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조건인 현금 10억원은 어차피 들어가야 할 돈이라고 생각했다. 조상우는 내년시즌 후 FA자격을 얻는다. 꼭 필요하다면 FA 시장에 참전해야 하는데, A급이므로 20인 보호선수 외 1명과 보상금을 내줘야 한다. 이래저래 선수 한 명에 현금을 지불해야 하므로 큰 틀에서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건강을 담보한 조상우는 대형 FA 후보다. 메이저리그(ML)로 떠나지 않는다면, 대형 매물을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건강’에 방점을 찍었고, 합리적인 근거를 찾았다. KIA 측은 “건강에 대한 확신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모든 과정을 닷새 만에 마쳤으니, KIA가 얼마나 발빠르고 치열하게 영입을 검토했는지 알 수 있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상 모든 현장 지원파트가 함께 검토한 트레이드”라며 “특정인의 독단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하던 관행을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자부했다.
물론 히어로즈발 트레이드가 해피엔딩은 아니다. 2017년 김세현, 2021년 박동원 등 히어로즈에서 영입한 선수들이 꾸준히 활약한 사례는 없다. 조상우 역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으므로 ‘단기 동행’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불펜 보강이 시급했던 KIA는 과감하게 ‘하이 리스트 하이 리턴’을 선택했다. 마무리 투수 출신인 정재훈 코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2020년대들어 한 번도 없던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구단의 강변이다.
구단 핵심관계자는 “선수 구성을 보면 내년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즌이다. 이후 리튤링해야 하므로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고 귀띔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