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괜히 MVP가 아니다. 9~10월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아직 10월이다. 삼성 구자욱(31)의 방망이는 여전히 펄펄 끓는다.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경기 후 구토 증세를 겪을 정도로 힘을 쏟았다. 결과는 승리다.
구자욱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점포를 터뜨리는 등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덕분에 삼성도 10-4로 승리하며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5.8%에 달한다. 33번 가운데 25번이다.
‘간판타자’ 구자욱이 터졌다. 정규시즌에서 이미 펄펄 날았다. 129경기,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4를 쐈다. 3할-30홈런-100타점을 올렸다. MVP급 활약이다.
9~10월은 ‘살벌’했다. 16경기, 타율 0.500, 9홈런 24타점, OPS 1.576을 쐈다. KBO리그 9~10월 MVP에 등극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수상하는 월간 MVP다.
9월28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후 2주간 경기가 없었다. 그러나 방망이는 ‘1’도 식지 않았다. 오히려 1차전부터 타올랐다.
1회말 1사 2루에서 2루수 우측 내야안타를 쳤다. 1,3루 기회를 이어가는 안타. 다음 르윈 디아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나와 삼성이 1-0으로 앞섰다.
3회말에는 대포를 쐈다. 김지찬의 우측 안타, 윤정빈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가 됐다. 구자욱은 상대 최원태의 가운데 높은 커터를 그대로 받아쳤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아치다.
지난 2021년 11월9일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경기에서 홈런을 날렸다. 1069일 만에 다시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1-0에서 4-0으로 달아났다.
5-1로 앞선 5회말 들어서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다음 디아즈가 우월 투런 아치를 그렸고, 구자욱도 홈을 밟았다. 8회말에는 깨끗한 중전안타를 더했다.
‘단기전에서 방망이는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어쨌든 점수를 내야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다.
시원하게 터지면 더 좋다. 이날 삼성이 그랬다. 이미 5회에 두 자릿수 안타를 채웠을 정도다. 구자욱이 중심에 섰다. MVP 위용이 계속된다. 삼성과 구자욱의 가을야구는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