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한국전력이 첫 경기에서 웃었다.

권영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은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홈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첫 경기에서 승점 2를 확보한 한국전력은 4위로 시즌을 출발했다.

개막 전만 해도 한국전력을 향한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새롭게 데려온 일본인 세터 야마토와 외국인 선수 엘리안의 위력으로 비시즌에 높은 평가를 받았던 한국전력은 지난달 통영에서 열린 컵 대회에서 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에이스 임성진조차 “컵 대회가 끝난 뒤 걱정이 많았다. 사실 경기 전날까지도 걱정되고 불안했다”고 고백할 정도.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뒤 홈 개막전에서 우려와 걱정을 단번에 씻어냈다. 한국전력은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냈다. 물론 승점 3을 따내지 못한 게 아쉽지만, 풀세트 끝에 또 대한항공을 첫 경기부터 꺾은 건 의미가 있다.

한국전력은 특히 임성진과 엘리안이 26득점씩 올렸다. 특히 임성진의 공격 성공률은 64.71%에 달했다. 경기 후반부에 득점 행진이 떨어지긴 했으나 임성진의 공격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또 5세트에는 경련이 일어났음에도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분위기 전환에도 기여했다.

외국인 선수 엘리안도 세트별로 기복이 있었으나 타점과 힘을 활용한 공격은 나쁘지 않았다. 엘리안은 1세트에서 7득점에 공격 성공률 77.78%를 기록했는데, 2세트 들어서는 2득점에 공격 성공률 20%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3세트 초반 잠시 코트를 빠져나오기도 했는데 5세트에는 8득점에 공격 성공률 63.64%로 제 몫을 해냈다.

권 감독은 “엘리안이 아포짓 포지션에서 공격하는 게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급하게 들어가서 타이밍이 맞지 않는 부분을 얘기했다. 그 정도 점프력과 스윙이면 때려도 괜찮다고 말했다. 질책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한국전력이 야심 차게 아시아 쿼터로 선택한 일본인 세터 야마토도 확실한 토스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야마토는 사이드 공격은 물론 빠른 토스로 속공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미들 블로커 신영석의 공격 성공률은 90%, 전진선도 71.43%를 기록했다. 3세트 듀스 상황에서 2차례 연속 신영석을 활용한 속공을 펼쳐 세트를 따낸 건 ‘백미’였다. 또 리시브가 흔들릴 때 올려주는 토스도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었다. 야마토의 세트 시도는 93개였는데 이 중 59개를 성공했다. 성공률은 63.44%였다.

권 감독이 야마토와 공격수들의 호흡이 7~80%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더 향상될 여지가 남아 있다. 한 경기일 뿐이지만 권 감독과 한국전력에 만족스러운 홈 개막전임은 분명해 보인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