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로스엔젤레스(LA)는 미국영화 산업의 메카다. 도시의 랜드마크도 할리우드 사인이다.

LA산타모니카 산맥의 리산(Mount Lee) 할리우드 힐스(Hollywood Hills)에 설치되어 있다.

알파벳 하나의 크기가 높이 14m, 폭 9m나 되며, 맑은 날에는 50㎞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만큼 큰 규모다.

최근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 톰 크루즈가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스카이다이빙으로 이곳에 하강해 2028 LA올림픽을 알리기도 했다.

2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도 영화의 도시답게, 한편의 충격적인 드라마가 쓰였다.

LA다저스가 월드시리즈(WS)에서 43년 만에 만난 양키스를 무너뜨렸다.

박빙 승부는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으로 이어졌고, 2024 WS 1차전 승패는 10회말 결정 났다. WS 역사상 처음 나온 시나리오였다.

LA다저스는 환상적 결말, 뉴욕 양키스는 충격적 결말을 맞았다.

WS 1차전의 주인공은 프레디 프리먼이었다. 그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그라운드의 히어로가 됐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양키스는 1사 1,3루에서 엔서니 볼피의 유격수 땅볼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전광판에 3이 찍히며 양키스가 천금같은 리드를 잡았다.

1점 차 뒤진 다저스는 득점하지 못하면 패배하는 상황. 다저스는 10회말 1사후 개빈 럭스의 볼넷과 NLCS의 MVP 토미 현수 에드먼의 내야안타로 1,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오타니가 외야로 타구를 날렸지만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다음타자 무키 베츠와 상대하지 않고 자동 고의4구를 지시했다. 만루 작전으로 프리먼을 선택한 것. 이게 결정적 패착이 됐고 그 대가는 너무 컸다.

결과적으로 WS 1차전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가 만들어졌다.

프리먼은 상대투수 코르테스의 몸쪽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124.7m를 날아가 멈췄다. 역대 120회 진행한 월드시리즈, 통산 696경기 역사상 최초로 나온 끝내기 만루포였다.

타격 후 홈런을 직감한 프리먼은 승리의 횃불을 들듯 방망이를 치켜세우며 타구의 궤적을 쫓았다.

경기 후 프리먼은 “어린 시절 WS 2사 만루 상황을 꿈꿨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흥분한 목소리로 벅찬 감격을 전했다.

역대 ML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할 확률은 65.4%(191회 중 125회)고 1995년 이후에는 79.3%(29회 중 23회)다.

이날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았던 오타니는 5타수 1안타 1득점 기록했다.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으나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1-2로 뒤진 8회 2루타로 동점을 향한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타구는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한 대형 타구였다.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5타수 1안타 3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양 팀은 27일 2차전을 가진다. 다저스 선발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고 양키스는 카를로스 로돈이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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