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주민규(34·울산HD)vs.양민혁(18·강원FC)

K리그1을 대표하는 ‘신구 골잡이’의 한 방이 명운을 가른다. 어느 때보다 축구화 끈을 강하게 동여매고 있다. 주민규와 양민혁은 1일 오후 7시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4’ 36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울산은 승점 65로 1위, 강원은 승점 61로 2위에 각각 매겨져 있다. 리그 잔여 3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울산이 강원을 이기면 조기 우승을 확정,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다. 반면 강원이 이기면 1점 차이로 바짝 추격하면서 역전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결승전 성격으로 열리는 만큼 양 팀은 모험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 속에서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타이트한 경기가 예상된다. 이런 흐름에서는 골잡이의 한 방이 중요하다. 견제를 많이 받지만 기회도 온다. 주어진 득점 기회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주민규는 직전 ‘눈물의 부활포’를 해냈다. 27일 포항 스틸러스와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쐐기포를 터뜨리며 2-0 승리에 앞장섰다.

그는 지난 7월13일 FC서울전 이후 3개월 넘게 침묵했다. 경기력 자체가 떨어져서 우려가 컸다. 이날 리그 9호 골에 성공했는데 특유의 등지는 플레이와 연계 능력이 살아났다. 경기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가족 얘기가 나왔다. 특히 임신 중인 아내가 슬럼프에 놓여 있을 때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축구, 사랑하는 축구를 하라. 골 넣으려고 하지 말고 축구하는 게 먼저”라는 말을 해줬다고 고백했다. 아내에게 고마워했다. 무덤덤하게 말한 그는 기자회견장을 떠난 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 독하게 마음을 품은 그는 강원전에서 ‘우승골’을 그리고 있다.

올해 고교생 신화를 쓰는 양민혁도 지난 여름 토트넘행을 확정하고 생애 첫 국가대표팀에 승선했으나 그 시기 여러 부담이 따르면서 주춤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오름세를 타더니 지난 26일 김천 상무전(1-0 승)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결승포를 터뜨렸다.

그는 10대에 상대 수비 견제는 물론 집중한 스포트라이트 역시 슬기롭게 대처하며 성장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강원을 떠나 빅리그에 입성하는 양민혁은 누구보다 역전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올 시즌 11골 6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강원이 시도민구단 사상 첫 챔피언에 오를 경우 리그 MVP(최우수선수)도 유력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