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한국야구 위상 되찾읍시다!”

태극마크는 처음 달았다. 그렇다고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야구 대표팀 송성문(28)이 팀을 하나로 묶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주장직을 맡긴 이유가 있다.

이번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은 과거와 비교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제법 많은 탓이다.

그러나 선수단은 하나로 뭉쳤다. 전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 특히 주장을 맡은 송성문의 각오가 남다르다. 첫 성인 대표팀 발탁인데 캡틴까지 올라섰다.

대표팀은 휴식일인 지난 11일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나 대표팀 코치진이 준비한 것은 아니다. 임찬규 주도하에 진행했다. 당연히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허락이 있었다.

송성문의 실력은 확실하다. 2024시즌 142경기,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7을 쐈다. 단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대표팀까지 왔다.

대표팀 와서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대만 웨이취앤과 경기에서 화제가 된 ‘아파트 세리머니’도 송성문 작품이다.

회식 자리에서도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정작 송성문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김도영이 슬쩍 귀띔했다.

김도영은 “회식 때 (송)성문이 형이 선수들 모아놓고 한마디 했다. ‘여기까지 왔다. 한국이 다시 야구강국 지위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멋있었다. 오타니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았다. 대만에 와서 모두 합류한 이후 첫 회식이다. 성문이 형 한마디로 선수단이 하나로 뭉친 것 같다. 형이 다르게 보였다”며 웃었다.

홍창기도 “성문이가 주장으로서 너무 좋은 분위기 만들어줬다. 회식 자리에서도 ‘잘해보자’고,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결 편해진 것 같다”고 짚었다.

송성문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뽑혔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 좋은 팀, 좋은 선수들과 경쟁한다. 이것도 값진 경험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장을 맡았는데 내가 적응 잘해야 한다.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 보이기 위해 선수들과 가까이 잘 지내려 한다. 우리 팀이 하나로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