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웨이브 ‘피의 게임’ 시리즈는 일반적인 서바이벌 예능과 다르다. 계급이 침투한다. 저택에서 화려한 삶을 사는 출연진과 야생에서 살아가는 생존자로 굳이 나눈다. 극한의 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습격의 날’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독기를 극단으로 증폭시킨다.
고자극 서바이벌 예능 팬들에겐 축제나 다름없다. 그런 가운데 지난 15일 ‘피의 게임3’의 서막이 열렸다. 출연자도 더 많아졌고, 세트의 크기도 더 커졌다. 룰은 더 복잡해졌다. 제작진은 ‘유쾌한 속임수’로 출연자와 시청자의 예상을 교묘히 비껴갔다. 반응은 이전보다 더 뜨겁다.
MBC 현정완 PD가 이른바 19금 서바이벌이라는 콘셉트로 출발한 ‘피의 게임2’는 웨이브 유료가입자 기여도 압도적 1위 작품이다. 공개 1달 만에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로 차지했다. tvN ‘더 지니어스’ 시리즈 정종연 PD의 계보를 이었다는 후한 평가가 많았다. 덱스와 윤비, 서출구, 유리사, 넉스와 같은 매력적인 인물도 발굴했다.
기대 속에서 시즌3가 나왔다. 1회부터 3회까지만 살펴봤을 때 과거의 영광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 먼저 출연진엔 레전드가 잔뜩 깔려 있다. 각종 서바이벌에서 이른바 ‘한 가닥’한 출연진이 많다. ‘더 지니어스’가 낳은 천재 홍진호와 장동민, ‘엔젤란’ ‘혐젤갓’ ‘퀸젤갓’으로 불리는 김경란, 서바이벌계 신흥 주자 서출구와 임현서, 유리사까지 모였다. 여기에 빠니보틀, 악어, 김민아, 허성범, 스티브예, 충주맨 등 유튜브에서 맹활약하는 인물이 대거 포진했다.
시작부터 놀라웠다. 도형을 갖고 암호를 푸는 문제, 딱 봐도 난도가 있음에도 장동민에겐 불과 47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돈을 쓸어서 가는 과정에서 장동민은 자기가 가질 수 없다고 여기자 가짜 돈을 불로 태우는 독한 면모도 보여줬다. 마치 영화 ‘타짜’에서 고니가 돈을 태우는 듯 장면이 연상됐다. 시작하자마자 10분이 채 되지 않아 도파민이 터진 셈이다.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한 빠니보틀은 의자를 부쉈다. 다들 의자를 부수고 풀려났다. 너무 꽉 묶여 아무것도 못 한 홍진호가 데스매치 주인공이 됐다. 모든 과정이 불과 15분 안에 끝났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점점 대중화를 이룬 서바이벌이란 측면에서 출연자도 선행학습을 한다. ‘피의 게임3’는 스파이를 통해 서사를 쌓아가는 독특함이 있다. 이미 이를 알고 있는 출연자는 스파이 홍진호를 의심하는 상황도 전개됐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조차도 예상했다는 듯 새로운 방식으로 야생 생존자들을 만들었다.
시즌2에서는 제작진이 스파이를 고르는 데 적극 개입했다면, 이번에는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파이 군단을 형성했다. 첫 주 최혜선과 임현서, 홍진호에 이어 이틀 차에 서출구, 스티브예, 주언규가 야생 생존자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속고 속이는 피의 혈투가 어떤 모습으로 발현할지 기대가 크다. 그 가운데 인원이 많은 초반부는 어쩔 수 없이 정치 놀음으로 패자가 갈린다. ‘정치질’로 야생으로 밀려난 인물들이 어떤 독기를 보여줄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특히 예고편에서 출연진은 저택을 배트로 문을 부수고 온갖 유리창을 깨는 등 다시 한번 엄청난 폭동이 일어날 것을 암시했다. 지난 시즌에선 덱스와 하승진이 서로 맞붙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욕을 넘어서 실제 강력한 몸싸움도 있었다. ‘피의 게임3’에서도 불가피해 보인다.
게임도 다양하다. 특히 스무고개를 통해 이야기를 추측해가는 게임은 기존 서바이벌에서 활용하지 않은 지점이다. 새로운 게임임에도 똑똑한 출연자들은 맹점을 빠르게 파악해 게임을 섭렵했다. 출연자나 제작진이나 모두 하늘 위에서 싸우고 있다.
현정완 PD는 “레전드에 가까운 사람들을 섭외했다 보니, 다들 제작진 머리 위에서 플레이했다. 우리가 숨겨 놓은 핵심 장치들을 파악하는 사례도 많았고, 예측력도 상당히 좋았다. 이제껏 서바이벌 중에 가장 강력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