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울롯데호텔월드=김동영 기자] ‘역시나’였다. 이변은 없었다. KIA ‘슈퍼스타’ 김도영(21)이 2024시즌 최고가 됐다. 화려한 대관식 그 자체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대망의 MVP를 품에 안았다. 총 101표 가운데 95표를 받아 94.1%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기아㈜에서 제공한 The Kia EV9도 받았다. 장타율상과 득점상 수상도 있다. 3관왕이다.
수상 후 김도영은 “큰 시상식에서 MVP를 받아 영광이다.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신 KIA 구단주님, 대표님, 단장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다.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게 도와주신 이범호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KIA라는 좋은 팀에 입단할 수 있게 도와주신 대성초-동성중-동성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다. 가장 가까이서 묵묵히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나 때문에 올해 고생 많이 하신 박기남 코치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미 결과가 나온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시즌 141경기,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 1.067을 쐈다.
타율 3위, 홈런 2위, 타점 공동 7위, 도루 6위, 득점 1위, 안타 3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위에 자리했다. 특히 득점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서건창이 보유한 135점을 아득히 넘어섰다.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전반기 20홈런-20도루, 역대 최연소 및 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등 각종 기록도 달성했다. 국내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까지 달성할 뻔했다. 홈런 두 개가 부족했으나 이미 놀라움을 주기 충분한 수치다.
KIA 정규시즌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이후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은 우리나라 최고 선수다. 김도영이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하면서 팀 전체가 변했다. 김도영이 없었다면 어려운 시즌이 됐을 것이다”고 극찬했다.
리그 3년차에 최고 슈퍼스타로 올라섰다. 지난 2년간 부상에 시달리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데뷔 시즌에는 103경기에서 타율 0.237에 그쳤다. 천하의 김도영도 1년차는 만만치 않았다.
2년차인 2023시즌은 타율 0.303-OPS 0.824를 올리기는 했다. 대신 출전 경기가 84경기에 불과했다. 4월2일 주루 도중 부상을 당했고, 6월이 되어서야 돌아올 수 있었다.
3년차인 올시즌 대폭발했다. 건강한 김도영은 달랐다.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기록도 빼어났고, 팀도 정상에 섰다. MVP 선정은 당연했다.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가 나올 수 있는지 여부만 걸려 있었다. 프로 원년인 1982년 박철순이 만장일치로 MVP에 등극한 후 누구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레이예스(롯데)가 3표를 받았고, 로하스(KT)와 하트(NC), 원태인(삼성)이 1표씩 얻었다. 그래도 김도영의 수상에는 문제가 없었다.
김도영은 “올해 KIA가 통합우승을 했다. 그 시즌에 큰 상까지 받아 더 영광이다.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겠다. 항상 느낌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된 자신의 ‘밈’을 꺼냈다. “그런 날 있잖아요”라고 운을 뗐다. 시상식장 모든 이들이 웃었다.
이어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그런 날들이 있다. 입단 후 숱하게 있었다. 누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너를 믿어라. 누군가가 너를 보며 위안을 얻을 것이다’고 했다. 지금의 나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도영은 “마지막으로 입단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함성으로 나를 응원해준, 믿음으로 응원해준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팬들 땀시 살았습니다”고 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