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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연승과 연패중인 팀이 맞대결을 펼친다면 승리 확률은 연승팀에게 있다. 연승팀은 승리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이 넘친다. 그 과정중에 역전승이 포함된다면 그 자신감은 배가된다. 설령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기운이 팀내에 흐른다.
8연승(홈14연승)중인 안양 KGC인삼공사가 12월의 첫째 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상승기류에 올라탄 인삼공사가 원정에서 1승을 추가해 9연승을 달성하면 전신인 안양SBS시절을 포함해 3919일만의 성과다. 2005년 이후 10년만의 9연승으로 인삼공사로 간판이 바뀐 뒤로는 팀최다연승 기록이다.
연승 신바람에 몸을 실은 인삼공사의 맞상대는 분위기가 처진 서울 SK다. SK는 최근 4연패를 포함해 승률이 2할대로 떨어졌다. 리그에서 SK 밑으로는 1할대 승률의 창원 LG만 있다. 연패인 팀이 쉽게 그 사슬을 끊지 못하는 건 패가 쌓이면서 자신감도 함께 하락하기에 그렇다. 반면 인삼공사는 SK를 상대로 올시즌 2전 전승을 거뒀다. 8연승의 시작점도 10월 31일 SK전이었다. 그만큼 자신감이 더 넘쳤다. 한마디로 경기전 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모양새.
그래서일까. SK 관계자는 이날 경기에 앞서 “연패에 빠진 팀은 연승중인 팀을 만나면 어렵다. 조금만 점수가 벌어져도 더 힘이 빠지게 된다”라며 우려의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반대로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최다연승에 대한 부담이 있다”라고 하면서도 “시작부터 제대로 가겠다.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경기초반 부터 상대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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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팀은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연패팀은 초반 승기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1쿼터 부터 격렬하게 부딪혔다. 의외로 자신감의 크기가 더 적다고 평가받은 SK가 불끈 힘을 냈다. 주장 오용준이 과감한 골밑 돌파에 자유투까지 얻어내는 투지를 보였다. 외곽에서는 3점슛을 성공시키며 팀최다인 8점을 넣었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7점으로 지원했다. 김민수, 박승리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리바운드에서도 6-1로 앞서며 제공권까지 선점했다. 인삼공사는 찰스 로드가 5점을 넣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시도가 변변치 않았다.
1쿼터를 18-10로 마친 SK는 2쿼터 중반에 최대 12점 이상 달아났다. 잰걸음을 멈추지 않은 SK는 전반을 16점차인 39-23으로 마쳤다. 매경기 20점 이상을 꼬박꼬박 넣고 있는 김선형이 1쿼터 3점에 이어 2쿼터에 6점을 넣으며 공격선봉에 나섰다.
스포츠가 예상대로 끝난다면 의미가 퇴색되고 재미가 반감된다. 이전 모습을 말끔하게 지워낸 SK는 3쿼터까지 인삼공사를 상대로 단 한차례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초반 기세에 뒷심까지 발휘하며 3쿼터를 65-45로 20점 앞서며 마쳤다. 드워릭 스펜서(3쿼터 8점)가 화려한 개인기를 폭발시키며 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SK는 마지막 쿼터인 4쿼터에서 마음이 다급해진 인삼공사의 추격을 여유있게 뿌리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인삼공사는 9연승 달성에 실패하며 8연승에 만족하게 됐다. 연승팀이 연패팀에게 일격을 당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