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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실내=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용병에 의한 용병 길들이기 효과볼까?’
고양 오리온은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외국인선수 에런 헤인즈의 공백을 절감하며 시즌 처음으로 연패에 빠져 있다. 대체용병으로 제스퍼 존슨을 데려왔지만 몸이 안돼 기대했던 만큼 활약은 못해주고 있다. 또 다른 단신 용병 조 잭슨(180.2㎝)은 시종일관 개인플레이로 일관해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을 더 많이 안겨주고 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는 수영장에서 러닝을 하고 서서 슈팅을 할 수 있는 정도 상태다. 14일 이후엔 복귀가 가능하다”고 말하며 “하지만 그가 돌아올날만 손꼽아 기다릴 수는 없다. 그가 없을 때 팀 전력을 재정비해 놔야 그가 돌아왔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조 잭슨과 다른 선수들과의 팀플레이가 살아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여전히 잭슨은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고 대체 용병 제스퍼 존슨은 감각적인 패스능력은 살아있지만 득점 가세는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추 감독은 다른 면에서 존슨의 가치를 발견하고 웃음을 짓고 있다. 제스퍼 존슨이 조 잭슨 길들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잭슨은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출전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출전시간이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제스퍼 존슨이 너무 혼자서 나대는 잭슨에게 훈계를 하며 다 잡기에 나선 것이다. 추일승 감독의 전언에 따르면 존슨은 잭슨에게 “이러면 안된다. 네가 아무리 잘 해도 팀에 맞춰야 한다. 유럽에 가든 다른 어떤 팀에 가더라도 팀이 원해야 너의 가치가 올라간다. 네가 아무리 잘 해도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슨은 “다른 리그와 비교해봐도 KBL만한 데가 없다”며 잭슨을 훈계했다.
외국인선수는 국내선수와는 태생과 성격부터 다르다. 팀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개인플레이 성향이 짙은 선수들이 많은데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얘기해도 설득하고 팀에 융화시키기가 쉽지 않다. 또 평균 득점, 출전시간 등이 다른 리그에 진출할 때도 참고사항이 돼 팀 승리와 상관 없이 수치로 표현되는 개인 성적을 올리려는 선수들이 많다. 조 잭슨도 그런 선수들 중 하나다. 그 동안 다각도로 잭슨을 팀에 융화시키려 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보지 못한 오리온 입장에선 제스퍼 존슨이 나서 조 잭슨을 길들이는 것이 여간 반갑지 않다. 존슨과 잭슨은 미국 거주지가 똑같이 멤피스여서 존슨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잭슨은 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전반에 16점을 올리며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지만 개인플레이는 여전했다. 현란한 드리블과 푸트워크로 수비 하나쯤은 쉽게 따돌리는 개인기를 지녔지만 너무 혼자서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이 많아 문태종 허일영 이승현 김동욱 등 양과 질적으로 풍부한 포워드라인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일쑤였다. 포워드 라인을 이용한 픽엔롤 플레이나 적시에 찔러주는 킬패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경기 초반보다는 후반에 접어들며 어시스트가 많아졌지만 이미 승기를 내준 뒤였다. 오리온이 kt에 전반을 41-48로 뒤진 이유이기도 했다. 제스퍼 존슨의 잭슨 길들이기 효과가 언제쯤 제대로 나타날까. 헤인즈가 돌아오면 존슨은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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