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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진현선임기자]빠른 배구의 목적은 결국 공격 성공률을 높이는데 있다. 제대로 세트되지 않은 볼을 성공률 높은 공격으로 연결하는 게 바로 ‘스피드 배구’의 요체다. ‘스피드 배구’의 전도사 현대캐피탈이 KB손해보험을 완파하며 ‘스피드 배구’의 진수를 맘껏 뽐냈다.
현대캐피탈은 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5~2016시즌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 벼락처럼 내리꽂는 오레올(21점)과 문성민(12점)의 ‘쌍포’를 앞세워 KB손해보험을 3-0(25-23 25-20 25-20)으로 완파하며 쾌조의 3연승을 달렸다. 현대캐피탈 윙리시버 박주형(10점)도 안정된 서브리셉션과 감초같은 공격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낸 2위 현대캐피탈은 10승5패 승점 30으로 선두 OK저축은행(10승5패 승점 32)을 바짝 추격했다. 2연승을 달렸던 최하위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선수 교체로 승부의 흐름을 돌려 놓았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1세트 9-12로 몰리자 스타팅 세터로 나섰던 이승원을 노재욱으로 교체했다. ‘스피드 배구’의 지휘자인 노재욱은 코트를 밟자 마자 좌우로 갈라주는 전광석화같은 토스로 KB손보 블로킹 벽을 뒤흔들었다. 분위기를 바꾼 현대캐피탈은 23-23에서 마틴의 서브 범실과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 오레올의 파이프 공격으로 1세트를 마무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현대캐피탈이 주도했다. 세터 노재욱이 경기의 주도권을 틀어쥐는 완벽한 조율로 KB손보의 수비 밸런스를 깨뜨렸고,해결사 오레올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세트 막판 펄펄 날았다. 오레올은 20-18에서 터뜨린 퀵오픈을 시작으로 20점이후 무려 4점을 뽑아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오레올은 2세트에서만 9점을 쓸어담았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 났다. 기가 산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으로 KB손보를 밀어붙여 깔끔한 승리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업그레이드된 공격 템포는 물론 기술이 뒷받침된 터치아웃과 빈 공간 구석구석을 찌르는 ‘연타 배구’까지 선보이며 수준높은 배구의 정수를 맘껏 뽐냈다. 레프트 해결사 오레올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1득점은 물론 공격 성공률에서도 무려 66.66%를 기록하는 순도높은 화력을 뽐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스피드 배구’에 ‘연타 배구’를 접목한 현대캐피탈의 차원높은 배구에 넋이 나간 KB손보는 마틴(16점)과 손현종(10점)이 분전했지만 믿었던 토종 거포 김요한이 4점으로 부진해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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