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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정식기자] “1위를 노리고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대행이 챔피언 등극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KGC인삼공사는 8일 부산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부산 케이티를 94-89로 꺾었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의 승리로 18승9패, 공동 선두 고양 오리온, 울산 모비스에 한 게임 차로 다가섰다. 이날 경기에 앞서 시즌 목표를 묻자 김 대행은 “경기가 끝난 뒤 말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경기에서 이긴 뒤 1위로 올라서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국가대표 차출 및 부상으로 빠져있던 이정현, 박찬희, 양희종에 복귀한 2라운드 이후 14승4패. 정규리그 2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던 2011~2012시즌을 연상케 하는 강세다. 4년 전과 지금의 인삼공사, 어느 쪽이 더 강할까?

인삼공사는 국내선수 진용이 막강하다. 장신 가드들인 박찬희, 이정현, 강병현에 포워드 양희종, 센터 오세근의 ‘국가대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강병현을 제외한 4명은 2011~2012시즌 우승 멤버들이다. 당시에는 이들 외에 김태술이 있었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앞세운 빠른 농구로 돌풍을 일으켰던 인삼공사는 이후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 실패 등으로 부진에 빠졌다. 그리고 4년 만에 다시 예전의 위력을 되찾았다. 젊은 선수들이 너무 일찍 정상에 오른 까닭에 동기 부여가 약해졌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좀 더 강한 선수로 성장했음은 틀림없다. 우승 이후 김태술과 김일두가 떠났지만 강병현이 합류했고 김기윤과 김윤태 등도 성장했다.

박찬희는 3라운드를 승리로 마친 뒤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했지만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에 강했다. 지금은 확실한 시스템이 있다. 그런 시스템에 익숙해지면서 어떻게 농구를 해야 할지 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인삼공사는 올시즌 접전 상황과 승부처에서 강한 면보를 보이고 있다. 8일 케이티와의 경기에서도 4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강점을 살려 승리를 결정지었다.

인삼공사는 올시즌 스틸과 속공이라는 뚜렷한 팀 컬러를 드러내고 있다. 강력한 압박 수비를 바탕으로 한 트랜지션 게임은 상대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정도의 위력을 자랑한다. 김승기 감독대행이 팀을 지휘하면서 특히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체 1순위로 뽑은 신인 포워드 문성곤이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할 정도로 국내선수 전력이 워낙 탄탄한데다 외국인 선수도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찰스 로드와 슈팅이 뛰어난 마리오 리틀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과 상대팀의 스타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올시즌 인삼공사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패한 서울 삼성의 이상민 감독은 “2011~2012시즌 우승했을 때보다 지금의 인삼공사 수비가 더 위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승기 대행이 정상을 노릴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수비 때문이다.

bukr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