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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청주 국민은행이 업그레이드된 ‘양궁농구’를 앞세워 공동 3위로 점프했다.
국민은행 박재헌 수석코치는 시즌에 앞서 장기인 3점포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열쇠로 ‘수비’를 꼽았다. 수비를 탄탄히 다지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슛을 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박 코치는 “수비부터 끌어올려 공격을 연결할 수 있다. 뒷문이 튼튼하면 마음 놓고 공격을 전개할 수 있고 실수를 하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실수를 걱정하지 않으면 3점슛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28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홈경기를 통해 업그레인드된 양궁농구의 가능성을 증명해보였다.
이날 국민은행은 모두 8개의 3점포를 터뜨리며 높이에서 앞선 KEB하나은행을 79-64로 완파했다. KEB하나은행도 6개의 3점포로 맞불을 놓았지만 성공률에서는 24%에 그쳐 44%를 기록한 국민은행에 크게 뒤졌다. 그 시작은 수비였다. 국민은행은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외곽슛을 허용하더라도 페인트존 수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 코치는 “최대한 강이슬 쪽의 외곽은 내주더라도 개의치말고 안쪽 수비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 지역방어를 펼치다 샤데 휴스턴이나 첼시 리가 골밑으로 접근하면 적극적으로 더블팀 수비를 섞었는데 선수들이 충분히 잘 따라줬다. 하루를 쉰 KEB하나은행에 비해 며칠을 더 쉬어서 체력적으로도 도움이 됐다. 공격 쪽으로는 크게 다른 것을 주문하지 않았지만 찬스가 나면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했다. 선수들도 서로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전염이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박 코치는 “지난 번 맞대결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역전패했는데 좋지 않은 기억은 상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다만 한 경기 한 경기를 분리해서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러나 직전 경기였던 KDB생명전에서는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런 분위기를 깨뜨리기 위해 강하게 부딪히자고 했던 것이 주효했다. 초반에 휴스턴과 우리 정미란이 다소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도 좋은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초반부터 강하게 기선제압에 나선 덕분에 국민은행은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32-33으로 팽팽하게 맞설 수 있었고 좋은 수비는 번번이 효과적인 속공으로 이어졌다. 국민은행의 강력한 수비벽에 부딪힌 KEB하나은행은 실책을 연발하며 제 풀에 무너져 내렸다.
게임을 리드하면서도 결정적인 3점슛을 포함해 11점을 터뜨린 베테랑 변연하도 “있는 힘을 다 짜내서 뛰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KDB생명전을 마친 뒤부터 본격적으로 수비 훈련을 했다. 외곽에서부터 푸시하면서도 인사이드를 철저하게 봉쇄하는 패턴이었다. 어제 저녁까지도 반복해서 훈련했고 비디오미팅까지 했다. 이번에도 휴스턴에게는 비교적 많은 점수를 허용했는데 첼시 리는 그런대로 잘 막아낸 것 같다. 더블팀을 적절히 섞었지만 반복적으로 훈련해서 헷갈리는 부분은 없었다. 초반부터 후배들에게 기선제압이 중요하니 몸싸움에서부터 밀리지 말자고 했다. 두 번째 파울까지는 과감하게 쓰자고 했는데 다들 잘 해줬다. 그러다보니 리바운드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이제 공동 3위로 올라섰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순위에 신경쓰기보다는 매일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더 치고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 경기가 올해 마지막 경기니 일단 그 경기부터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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