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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서울 최정식기자] 부산 케이티 조동현 감독은 29일 벌어진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부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3라운드까지 중위권에서 선전했던 케이티는 4라운드가 시작되면서 5연패에 빠졌다. 2~3라운드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이 함께 뛰는 3쿼터에 케이티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터라 동시 출장이 2~3쿼터로 확대된 4라운드에서는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됐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블레이클리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탓이 컸다. 연패를 끊은 울산 모비스전에서 7분 여만을 뛰는데 그치면서 2점에 리바운드 1개도 잡아내지 못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조 감독은 “면담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별다른 이유가 없으니 더 답답하다. 향수병인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고, 한국 음식 등 적응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감독으로서는 용병을 잘못 뽑은 것 아닌가 하는 마음까지 드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3라운드까지 기대 이상으로 해줬던 블레이클리를 믿었다. 스스로도 위축돼 눈치를 보는 블레이클리에게 “외국인선수가 계속 부진하면 짐을 싸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너와 끝까지 함께 갈 거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조 감독의 믿음은 결국 통했다. 이날 블레이클리는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3쿼터에 13점을 몰아넣는 등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23점을 올리며 케이티의 91-61 대승을 이끌었다.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 5개를 잡아냈고 어시스트 8개와 스틸 6개까지 곁들이는 맹활약을 펼쳤다. 3쿼터에 두 차례의 덩크슛을 터뜨리면서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는 조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케이티가 홈 4연패에서 탈출하며 실낱같은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블레이클리는 “오늘 경기가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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