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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꼴찌’ 구리 KDB생명이 용인 삼성생명의 4연승을 저지하고 새해 첫 승을 따냈다. 모처럼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게 승인이었다.
KDB생명은 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0-75(19-10 22-20 22-17 17-28)로 이겼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38-36으로 앞섰고, 어시스트 역시 18-14로 앞서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 10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경기종료 1분 여를 남기고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여 5점차까지 쫓겼지만, 승리를 지켜내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김영주 감독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던 게 경기를 원활하게 풀었던 것 같다.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 구슬 등이 외곽에서 한 방씩 때려줘 쉽게 갈 수 있었다”며 모처럼 옅은 미소를 지었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박스아웃이 눈에 띄었다. 수비진영을 갖춘 뒤 볼이 페인트존 근처로 투입되면 네 명의 선수가 삼성생명 공격수들을 밀착방어했다. 상대가 슛을 던지면 리바운드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몸싸움을 했다. 김 감독은 “항상 리바운드와 실책 때문에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경기 전에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박스아웃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고 주문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수비에서 상대와 대등한 싸움을 펼치자, ‘꼴찌’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공격력을 뽐냈다. 플레넷 피어슨(29점 12리바운드)이 내외곽을 오가며 고감도 득점포를 가동했고, 한채진(12점)과 조은주 이경은 등이 승부처 때마다 3점포를 터트려 상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KDB생명은 이날 3점슛 14개를 던져 절반인 7개를 링에 꽂아 득점력을 과시했다. 김 감독이 “외곽에서 한 방씩 터져준 게 경기를 쉽게 풀어간 요인”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워밍업을 하던 KDB생명 선수들은 2연패 사슬을 끊어냈다는 후련함 때문인지 코트를 빠져나갈 때에는 한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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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승을 따냈지만 KDB생명의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다. 김 감독은 “사실 시즌 시작전에는 3라운드 때 홈 경기가 많아 치고 올라갈 시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 2라운드에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계획이 흐트러졌다. 연패에 빠지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연패를 탈출하고 새해 첫 승을 거뒀는데,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한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 하다보면 빛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결코 포기는 없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삼성생명은 수비에서 미세한 균열이 생겨 추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KDB생명의 외곽포를 봉쇄하기 위해 5명의 선수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3점 라인을 사수하는 수비전술을 썼는데, 페인트존쪽으로 들어갔다가 볼의 움직임에 따라 방어할 선수를 바꿔 앞선으로 다시 나오는 리듬에 균열이 생겼다. 이날 허용한 7개의 3점 슛 중 절반 이상이 와이드 오픈 상황에 터진 것이기 때문이다. 임근배 감독은 “국내 선수들의 득점을 봉쇄하는 게 포인트였는데, 생각대로 안됐다. 수비수들끼리 움직임에 리듬이 안맞아 주지 않아도 될 3점 찬스를 줬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3연승에 제동이 걸린 삼성생명은 11패(9승)째를 당해 공동 4위로 내려 앉았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