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유주연기자] 배우 이병헌이 대종상영화제 논란에 대해 뼈 있는 일침을 날렸다.


27일 오후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이 예상했듯이 이병헌은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앞서 대종상영화제는 지난해 참석상 논란 및 유료투표 논란 등으로 배우들의 보이콧이 이어졌으며 올해에는 후보작이 되는 출품작의 갯수가 29편에 한정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시상식 현장은 꽤나 썰렁했다. 남녀 주연상 후보 중 이병헌만 참석한 상태였으며 당사자들이 대거 불참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수상자 중 참석한 배우는 이병헌(남우주연상), 김환희(신인여우상), 우민호 감독(시나리오상), 이범수(인기상) 단 4명뿐이었다.


'곡성'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은 김환희는 편집상, 조명상, 촬영상을 대리 수상하기 위해 연달아 무대에 오르며 "잘 전달하겠다"고 멋쩍게 웃어 보였다.


이러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병헌은 소신있는 수상소감으로 대종상영화제를 심폐소생했다. 이병헌은 "대종상을 처음 받았던 게 아마도 20년 전 신인상이 아니었나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꼭 그 무대 위에 서고 싶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병헌은 "오늘 시상식에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상을 받는다는 기쁜 마음보다 무거운 심정이었다"라며 "대종상은 그동안 말도 많고 문제도 많았다. 여전히 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은 느낌인 건 여러분 모두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라고 묵묵히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는 "53년이란 긴 시간을 보내면서 이전처럼 명예를 되찾는 건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이토록 긴 시간 명맥을 유지했던 시상식이 불명예스럽게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어떤 것이 가장 현명한 해결 방법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고민하고 노력하는 순간 변화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뜻으로 대종상영화제 살리기에 동참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병헌이 느꼈던 '20년 전의 영광스러웠던 감정'처럼 배우들이 그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대종상영화제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후배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서 지켜줘야 할 때"라고 호소한 이병헌의 수상 소감에서는 묵직한 진심이 우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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