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장타여왕’ 박성현(23)의 장외 수입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성현은 지난해 대회 상금으로 약 22억원을 벌었다.

 한국에서 7승을 거둬 13억3천만원을 받았다. 짬짬이 출전한 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9억원 가까이 챙겼다.

 올해는 아직 대회에 한번도 출전하지 않아 상금 수입은 없다.

 하지만 첫 대회 출전을 앞두고 지난해 상금 총액 못지않은 돈을 이미 벌어들였다.

 박성현은 지난 16일 하나금융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계약에 ‘비밀 유지 조항’을 넣어 계약 조건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세마 스포츠 이성환 대표는 “K선수는 넘어섰고 역대 최고라는 P선수가 받은 금액에 근접한다”고 귀띔했다.

 K선수는 김효주(22)다. 김효주는 2014년에 롯데와 연봉 13억 원에 계약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였다.

 P선수는 박세리(40)다. 박세리는 2003년 CJ와 연간 20억 원을 받는 계약을 성시켰다.

 이 대표 말이 사실이라면 하나금융이 박성현에게 주는 돈은 15억원 가량 된다는 얘기다.

 박성현의 계약은 다소 복잡할 것이라는 게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계의 관측이다.

 옵션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봉 개념으로 지급하는 기본 금액 대신 세세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후하게 쳐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김효주는 투어 대회 우승 때 우승 상금의 70%, 5위 이내 입상 때 상금의 30%를 받는다. 상금랭킹 1위나 세계랭킹 1위, 그랜드슬램 달성 때에 별도의 인

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박성현은 김효주보다 더 촘촘한 인센티브 조항을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말한 ‘P선수에 근접한 금액’은 이런저런 인센티브를 다 받았을 때 받는 돈을 뜻하는 듯 하다.

 박성현은 이런 어마어마한 돈을 받는 대가로 모자 정면에 ‘KEB Hana bank’ 로고를 단다.

 또 모자 왼쪽 측면에 ‘하나멤버스’, 셔츠 왼쪽 팔뚝 부분에 ‘하나카드’ 로고를 붙인다. 바지 왼쪽 허벅지에도 ‘하나금융그룹’ 로고가 들어간다.

 박성현에 돈을 대는 기업은 하나금융뿐 아니다.

 의류 브랜드 빈폴과 LG 전자는 박성현이 입는 셔츠 왼쪽 가슴과 오른쪽 가슴에 로고를 넣는 대신 거액을 지불했다.

 역시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각각 연간 3억 원씩이라고 추정한다. 합치면 6억 원이다.

 박성현은 고급 자동차 아우디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고진모터스와도 후원 계약을 했다. 고진모터스는 1억원 짜리 아우디 Q7 승용차를 박성현에게 제공

했다.

 테일러메이드 클럽과 나이키 신발 역시 별도의 계약금을 받고 사용한다.

 입고 걸치고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가 모두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게 아니라 돈을 받는 대신 쓰는 것이다.

 지금까지 파악된 박성현의 장외 수입은 올해 벌어들일 상금을 웃돌 가능성이 아주 크다.

 지난해 LPGA투어 상금왕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벌어들인 상금은 255만 달러(약 29억원)였다.

 박성현이 이미 확보한 장외 수입과 큰 차이가 없다.

 대회를 뛰어 버는 상금보다 이런 장외 수입이 많은 것은 특급 스타의 특권이다.

 경기복, 캐디백, 모자 등을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골프 선수는 다른 종목 선수보다 이런 장외 수입을 올리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선수의 성과가 좋을수록, 대중의 호감도가 높을수록 광고 유치가 몰린다.

 타이거 우즈(미국), 필 미컬슨(미국) 등 스타 선수들은 상금의 10배가량 많은 돈을 장외에서 거둬들인다.

 심지어 성적과 반드시 비례하지도 않는다.

 우즈는 지난 2004년에 세계랭킹 1위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모두 비제이 싱(피지)에 내줬다.

 우즈는 637만 달러의 상금을 받아 1천만 달러를 넘긴 싱의 절반을 조금 넘었을 뿐이다.

 하지만 총수입은 우즈가 8천937만 달러, 싱은 1천860만 달러였다.

 우즈는 수입 가운데 92%를 장외에서 올렸다. 나이키, 태그호이어 시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너럴모터스, 디즈니 등 무려 11개 업체가 우즈에게

돈을 댔다.

 우즈나 미컬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한국 여자 골프 선수는 유난히 장외 수입이 많은 편이다.

 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정상급 선수들은 대개 상금 수입만큼 장외 수입을 거둬들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도 장외 수입이 적지 않다. KLPGA 투어는 성적보다 외모가 더 중시된다는 말도 있다.

 우승 한번 없이 늘 고만고만한 성적에 머문 선수가 예쁘장한 외모 덕에 상금왕을 다투는 정상급 기량 선수만큼 많은 금액의 후원을 받는 일도 드물지 않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