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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스팅어’는 수입차를 저격할 수 있을까. 기아자동차가 23일 ‘스팅어’를 공식 출시한다. 국산 모델 중에서는 경쟁 모델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경쟁 모델로는 자연스럽게 수입차 모델이 꼽힌다. 그간 국산 신차 출시 현장에는 심심치 않게 수입차 모델이 경쟁 모델로 호명됐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야심찬 바람은 매번 현실이 되지 않았다. 수입차 판매가 하락한 것은 국산 신차의 외연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수입차 내부적인 이유에서다. ‘스팅어’는 이같은 숙원을 풀어줄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진정 실현 가능성은 있을 것인가 짚어봤다.
◇기아차, ‘스팅어’ 차별화에 방점기아차는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기아차는 향후 고급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후륜 구동 기반의 프리미엄 차종을 강화한다는 전략에 따라 그 첫번째 모델로 ‘스팅어’를 선보였다.
올해 1월 열린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스팅어’는 공개와 함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디자인. 이 모터쇼에서 ‘스팅어’는 공식 지정 디자인 시상식인 ‘아이즈온 디자인 시상식’에서 양산차 부문 최고 모델로 선정됐다. 이어 2월에는 스웨덴 북부의 소도시 아르예플로그에 위치한 모비스 동계 시험장에서 주행성능과 안전성 관련 테스트를 해외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면서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드리프트가 가능한 최초의 기아차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때부터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기존 모델과의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퍼포먼스 세단이라는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용 엠블럼 적용이다. 엠블럼은 자동차의 이름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엠블럼 적용이 시사하는 의미는 크다. ‘스팅어’의 새로운 엠블럼은 알파벳 ‘E’를 형상화했으며 후륜구동의 세로 배열 엔진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속속 공개된 제원, 경쟁력은?출시를 앞두고 ‘스팅어’의 제원이 공개됐다. ‘스팅어’는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36.0㎏·m의 힘을 갖춘 2.0 터보 가솔린 모델과 최고출력 370 마력, 최대토크 52.0㎏·m, 제로백 4.9초의 가속력을 갖춘 3.3 터보 가솔린 모델, 최고출력 202마력과 최대토크 45.0㎏·m의 2.2 디젤 모델로 나뉜다. 연비는 가솔린 2.0 터보 모델이 9.4~10.4㎞/ℓ, 가솔린 3.3 터보 모델이 8.4~8.8㎞/ℓ, 디젤 R2.2 모델이 13.0~14.8㎞/ℓ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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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편의 사양으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전자식 변속레버(SBW)’,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운전석 전동식 익스텐션 시트’가 적용됐다. 이밖에도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전 트림에 7에어백과 ‘액티브 후드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함께 ‘전방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이 탑재됐다.
◇수입차 경쟁, 가격이냐 성능이냐가격과 성능을 고려할 때, ‘스팅어’의 경쟁 모델로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트리급 세단 모델 등이 꼽힌다.
우선 ‘스팅어’의 판매 가격은 3000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해 4000만원대 후반대에 걸쳐있다. 구체적으로 2.0 터보 모델은 3500만~3810만원, 3.3 터보 모델은 4460만~4910만원, 2.2 디젤 모델 프라임은 3720만~4060만원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스팅어’의 3.3 터보 모델 최고 트림의 가격은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의 하위 트림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금액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동력 성능의 경우, 제원 상으로는 ‘스팅어’가 오히려 이들 모델에 비해 앞선다.
퍼포먼스 세단을 지향하는 ‘스팅어’의 위치를 고려해 배기량과 엔진 형식이 유사한 이들 브랜드의 다른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어깨를 견줄만 하다. 실례로 BMW 4시리즈 중 가솔린 2.0 터보 엔진이 적용된 ‘428i 쿠페’는 최고출력 243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갖췄다. ‘스팅어’ 가솔린 2.0 모델에 비해 출력과 토크가 다소 낮다. ‘스팅어’의 디젤 모델도 ‘420d 그랑쿠페(2.0 엔진)’에 비해 동력 성능이 앞선다.
관건은 브랜드의 경쟁력이다. 사실상 홀로서기를 선택한 ‘스팅어’ 입장에서는 기존 수입차 브랜드의 견고한 아성을 단숨에 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그간 새로운 차급이나 성격을 가진 국산 모델에 대해 국내 소비자의 반응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아차는 초반 바람몰이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영업일수 기준으로 8일 동안 사전 계약을 받고 있는데 기대 이상의 계약대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스팅어를 필두로 선보일 신차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