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한 지붕 아래 형제를 둔 수입차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차량 성능과 품격에 따라 별도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를 나누는 목적은 하나다.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주로 보다 고급스럽고,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모델을 별도로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별도 브랜드가 모두 고객 유치에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일부 수입차 브랜드의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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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나은 아우…이만한 효자가 없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렉서스 ‘ES300h’다. BMW 3시리즈와 5시리즈, 메르데세스 벤츠의 E클래스 등 주력 차종을 모두 제쳤다. 대중차 브랜드인 토요타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브랜드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올해 1~5월까지 렉서스 브랜드 누적 판매량은 45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6%나 늘었다. 같은 기간 토요타 브랜드 판매량보다 높다. 렉서스의 경우 ‘ES300h’ 뿐만 아니라 SUV 모델인 ‘NX300h’, ‘RX450h’ 등도 선전하고 있다. 국내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의 성장세를 가장 앞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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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소형차 브랜드 MINI도 선전하고 있다. 개성 넘치는 외관 디자인과 BMW의 DNA를 물려받은 주행 성능으로 주목을 받고있는 MINI는 지난달 총 1013대가 판매돼 월 판매 1000대를 넘어섰다. 전월에 비해 판매량이 36.3%나 늘었다. 이에 힘입어 5월 점유율은 5.23%까지 확대됐다. 5월 점유율만 놓고 보면 톱5에 해당한다. MINI가 BMW의 숨은 경쟁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캐딜락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캐딜락은 GM 고급차 브랜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 판매량이 세자릿수로 올란선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월 판매 200대를 넘어섰다. 올해 1~5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6%나 증가했다. 지난해 선보인 ‘CT6’가 꾸준한 판매세를 유지하면서 캐딜락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캐딜락은 최근 SUV 모델인 ‘에스컬레이드’를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어쩌나…이름값을 못하는 형제들별도 브랜드를 가진 모두가 웃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포드의 링컨 브랜드는 좀처럼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다. 수입 대형차에 출사표를 던진 ‘콘티넨탈’의 경우 올해 1월 월 판매 100대를 넘어서며 활기차게 한 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지난 5월 58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총 930대가 판매되면서 링컨 브랜드의 판매량을 떠받치고 있던 ‘MKX 2.7’의 경우 1~5월 판매량이 84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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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는 올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Q50 2.2d’와 같은 주력 모델의 판매 중지로 인한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인피니티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10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9% 감소했다. 인피니티는 최근 선보인 ‘Q30’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Q30은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한 지난 4월 155대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5월에도 107대가 판매되면서 2개월 연속 인피니티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고객군 확장에는 분명히 장점으로 작용한다”며 “하지만 최근과 같은 수입차 시장의 정체 속에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