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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께 태국산 신선란 200만개가 국내에 유통될 예정이다. 태국산 달걀 가격은 국산 달걀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출처 |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오는 20일을 전후로 태국산 신선란 200만개가 국내에 수입될 예정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인해 치솟고 있는 달걀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방안이다. 정부는 태국산 달걀 국내 수입가격이 국산의 1/3 정도 수준으로 저렴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양계협회 등은 국내 산란용 병아리 수입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미국산 달걀처럼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산 달걀 1/3 수준 저렴…가격 안정세 ‘기대’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한 민간업체가 수입하는 태국산 신선란 약 200만개가 오는 20∼21일께 처음 선박편으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지난 13일 밝혔다. 정부는 AI 사태가 확산하며 달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지난주부터 달걀 가격 안정을 위해 태국산 조기 수입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태국산 달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태국산 달걀은 현지 생산 원가가 1개당 70원으로, 5% 관세와 운반비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에 100원 정도로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국산 특란 10개들이 시세는 3480원으로 개당 약 350원이다. 이에 비해 태국산 달걀은 국산 달걀의 3분의 1 정도의 가격이다.

◇맛·위생…소비자 거부감 줄일까

지난 1월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된 미국산 달걀의 경우 갈색이 주인 국산 달걀과 달리 흰색으로 소비자들이 이질감을 표했다. 또한 품질과 맛에 대한 소비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해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산 달걀과 달리 태국산 달걀은 국산 달걀처럼 갈색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위생 문제에 대한 업계·소비자의 불안감도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대한양계협회는 “위생이 검증되지 않은 태국산 달걀을 단순히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임준성(30)씨도 “일전에 수입됐던 미국산 달걀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외국산이라 먹고 탈이 날까 봐 구입이 꺼려졌다. 태국산 달걀 역시 위생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태국산 달걀에 대한 수입위생평가를 완료했으며, 수입을 위한 마지막 절차였던 태국 정부와의 수입위생요건 및 수출위생증명서에 대한 협의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태국산 달걀은 태국 정부가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등을 부여한 농장과 작업장에서 생산된다. 살모넬라 등 잔류 물질에 대해서는 한국 기준과 규격을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수입이 중단될 수 있다.

◇양계업계 “불만”, 제빵업계 “사용은 아직”

대한양계협회, 계란자조금위원회 등 양계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태국산 달걀 수입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달걀이 꾸준히 수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농가 피해가 막심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정부는 현재 달걀을 수입할 것이 아니라, 농가들이 다시 국내산 달걀을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국내 산란계 입식을 돕고 병아리 수입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한편 국내 대형 제과·제빵업체는 태국산 달걀 사용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월 미국산 달걀 수입 당시에도 제빵에 해당 신선란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형 업체에서 외국산 달걀을 사용할 경우 직접 현지에서 위생검증을 한 후 수입해야 하기에, 비용 부담이 크다. 일부 업체에서 전란분(계란 전체의 성분을 건조시켜 가루로 만든 것)을 제과 부분에 사용하는 정도였다.

한 대형 제과·제빵업체 관계자는 “태국산 달걀 사용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다”면서도 “AI 확산으로 달걀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달걀 유통·수급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부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ss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