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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치열한 승부에 경기장이 들썩거렸다. ‘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가 당구 팬들에게 흥미로운 경기를 선사했다.
대회 이튿날인 6일 오후, 세계랭킹 12위인 허정한(경남당구연맹)이 3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명승부를 펼쳤다. 40점 고지를 놓고 벌이는 단판승부에서 허정한이 추격에 성공하면서 40-40(17이닝)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패배가 예상됐던 경기를 무승부로 이끌어낸 허정한의 집중력이 매서웠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먼저 경기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자네티도 자리에서 일어나 허정한의 손을 맞잡으며 명승부를 칭송했다. 허정한은 초반 꾸준한 득점으로 여유있게 앞서나갔다. 5이닝까지 16-4로 제법 점수차를 벌였는데 자네티의 추격이 시작됐다. 6이닝 4득점을 시작으로 8이닝 10득점까지 순식간에 21점을 뽑아낸 자네티는 전세를 뒤집어 25-21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허정한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았다. 13이닝 4득점에 이어 14이닝 6득점을 집중하며 36-33으로 스코어를 뒤집고 40점 고지에 먼저 가까워졌다. 하지만 16이닝에 상대 자네티가 5득점하는 사이 1점도 얻지 못한 것이 컸다. 결국 17이닝에 자네티가 먼저 40점 고지에 오르며 경기를 승리로 끝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4점이 뒤져있던 허정한은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했다. 숨을 죽여 지켜보던 관중석의 팬들은 허정한이 한 점 한 점 따라잡을 때마다 참았던 숨을 터뜨리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결국 허정한은 40점을 따라잡으며 패배를 면하고 무승부 드라마를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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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열린 국내랭킹 2위(세계랭킹 15위) 최성원(부산시체육회)과 세계 2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의 경기도 마지막 순간까지 접전이 이어진 끝에 40-40(21이닝) 무승부가 기록됐다. 이번에는 야스퍼스가 힘든 경기를 한 끝에 뒷심을 발휘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만큼 최성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는 반증이었다. 13이닝까지 20-24로 뒤지고 있던 최성원은 14이닝에서 24-24 동점을 맞추더니 16이닝에서 29-25로 격차를 벌렸다. 전세가 뒤집히면서 야스퍼스가 추격하는 양상이 전개됐는데 야스퍼스는 18이닝 5득점에 이어 20이닝에 7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38-38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21이닝에서 양 선수는 2점씩을 보태며 40점 고지에 올라 무승부가 됐다. 최성원이 세계 2위 야스퍼스를 잡을 수도 있었던 아쉬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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