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직
김행직이 6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예선전 토브욘 브롬달과 경기에서 스트로크하고 있다. 제공 | 코줌코리아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올해 포르투 월드컵에서 우승을 따내며 지난해 세계 3쿠션 선수권 대회 준우승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당구계의 신성 김행직(경기연맹). 그와 30세나 차이가 나는 백전노장이자 2015년 3쿠션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이 만났다. 김행직이 세계랭킹 5위(국내랭킹 10위), 브롬달이 세계랭킹 6위로 순위만 놓고 보면 호각세지만 경험의 차이가 컸던 만큼 당구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숨을 죽인채 경기를 지켜봤다.

‘당구 천재’ 김행직은 6일 서울시 강남구의 역삼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이틀째 예선 경기에서 브롬달을 상대해 40-27(26이닝)로 승리했다. 지난 5일 예선 첫 경기에서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이충복(시흥시체육회)에 패했던 김행직은 노련한 브롬달을 상대로 이날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첫 날 응우옌 꾸억 응우옌(베트남)을 상대로 8이닝만에 40점을 따내며 하이런 18점, 에버리지 5.0을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보여줬던 브롬달은 김행직을 상대로 고전했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이따금씩 한숨을 내쉬거나 얼굴을 찡그려보이기도 했다.

토브욘 브롬달
토브욘 브롬달이 6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예선전 김행직과 경기 도중 뜻대로 경기가 안풀리자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제공 | 코줌코리아

득점을 내기 위해 길을 살피는 눈빛도 서로 매서웠지만 득점이 어려울 때 상대가 쉽게 득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능적인 포지션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김행직은 초반부터 조금씩 득점을 내가며 리드를 잡았다. 브롬달이 9이닝부터 11이닝까지 무득점에 그친 가운데 점수를 꾸준히 더한 김행직은 12이닝에서 4점을 보태며 18-9까지 차이를 크게 벌렸다. 브롬달이 15이닝과 16이닝에 연달아 5점씩을 내면서 22-19까지 따라잡았는데 기세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브롬달이 19이닝부터 25이인까지 연달아 6이닝씩이나 전혀 득점을 하지 못하는 사이 김행직은 흔들림없이 점수를 보태나가며 격차를 벌렸다. 25이닝에서 막판 집중력을 발휘, 9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39점이 된 김행직은 26이닝에 한 점을 더 보태면서 40점 고지에 먼저 올랐다. 무려 18점이 뒤진 가운데 마지막 공격에 나선 브롬달은 5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시각 옆 테이블에서는 세계랭킹 39위(국내랭킹 8위)인 이충복이 세계랭킹 13위의 응우옌을 상대로 긴 접전 끝에 40-35(29이닝) 승리를 거뒀다. 비록 브로달에게 크게 패하기는 했지만 응우옌도 김행직과 맞붙었던 2017 포르투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인물이었다. 이충복은 노련한 플레이를 펼치며 29이닝째에 40점 고지에 먼저 올랐다. 8점이 뒤져있던 응우옌은 마지막 기회에서 차분히 추격을 이어갔지만 3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응우옌의 수구가 빨간공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경기가 종료되자 관중석에서도 아쉬움의 탄식이 흘렀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