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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준우승을 차지한 홍진표(오른쪽)가 8일 서울 강남구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대회 시상식에서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으로부터 준우승 트로피와 꽃다발을 받고 있다. 제공 | 코줌코리아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홍박~ 마침내 해냈네.’

‘2017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준우승을 차지한 홍진표(31·대전연맹)는 김행직(25) 최완영(33)과 더불어 한국 당구 3쿠션 미래를 이끌 ‘젊은 피’를 불린다. 최근 메이저리거 추신수,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손연재, 육상 단거리 김국영 등 종목별 대표 스타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갤럭시아SM과 계약을 체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국내 대회에서 수차례 정상에 오르며 국내랭킹 3위까지 발돋움한 그는 유독 국제대회에서는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난해 잔카세이프티배 아시아 3쿠션 오픈대회 남자부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으나 톱랭커가 출전하는 월드컵 등 세계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계 최대 상금을 걸고 톱랭커를 포함해 16명 선수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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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왼쪽)와 홍진표. 제공 | 코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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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코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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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코줌코리아

홍진표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세계 3위)와 경기에서 19-40(16이닝)으로 패한 뒤 취재진과 만나 “확실히 결승전이라는 중압감이 컸다. 자네티와 과거 쳐본 적이 있긴 한데 이런 자리에서 다시 만나니 심리적으로 위축되더라”며 아쉬운 미소를 지었다. 조별리그와 4강에서 ‘4대 천왕’으로 불리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잡는 파란을 일으킨 홍진표다. 긴장하는 듯하다가도 주요 고비마다 하이런 10점 이상의 다득점을 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긴장한 나머지 샷이 자주 흔들렸다. 반면 4강에서만 에버리지 3.333의 놀라운 샷 감각을 뽐낸 자네티는 결승에서도 좀처럼 실수가 없었고 특유의 큰 동작으로 홍진표의 심리를 건드리는 노련함으로 우승에 성공했다.

홍진표는 “안방에서 경기하면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고 그래서 더 힘이 난다. 다만 최근 세계 대회를 자주 나가는 데 경험이 부족하니까 ‘못하고 오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부담이 생겨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준우승을) 계기로 이달 말 청주에서 열리는 3쿠션 월드컵에서는 입상을 노려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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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의 아들 홍우진. 아버지의 준우승 트로피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캡처 | 홍진표 페이스북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규모가 큰 대회인 만큼 준우승에도 4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어디에 쓸 것이냐’고 묻자 “다음 달 둘째가 태어나는데 최근 큰 차로 바꿨다. 공교롭게도 4000만 원이 들었는데 본전을 찾은 셈”이라고 웃었다. 홍진표는 지난해 8월24일 첫째 아들(홍우진)을 얻은 데 이어 조만간 딸을 품에 안는다. 우진이와 태명이 ‘딸기’인 아들·딸이 복덩이 구실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득남을 2개월여 앞두고 열린 잔카세이프티배에서 우승하며 상금 3000만 원을 챙기더니 이번엔 득녀 직전 LG U+컵에서 준우승한 것이다. 홍진표는 “정말 (복덩이) 힘이 있더라”며 씩 웃었다.

홍진표는 선수 사이에서 ‘홍박사’라고 불린다. 현역 선수로 활동하면서도 한양대학교 체육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꼭 목적이 있었다기보다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과거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오히려 공부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한 면도 없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원 수업은 마치고 논문 발표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와 일정이 겹쳐서 조정이 안 되면 다음 학기를 노리려고 한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